"아가씨는 거시기 해봤나요"
"아가씨는 거시기 해봤나요"
  • 임효림
  • 승인 2018.01.31 0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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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림칼럼]스님에게 반한 아가씨에게 거시기 한 얘기, 그 결과는...

  거시기한 이야기

반짝이는 작은 반지 알처럼 예쁜 눈빛을 가진 청초한 아가씨가 미루나무처럼 싱싱하게 생긴 젊은 스님에게 그만 홀딱 반해버려서 쫄쫄 따라다니게 되었는데요.

산골물이 흐르는 개울가 반들반들한 너럭바위돌에 앉아 둘은 서로를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바위가 따뜻해지고 다시 그 온기에 바위가 점차 녹아 앉은자리에 움푹 엉덩이 자국이 날때 까정 하염없이,하염없이 처다보며 눈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때 미루나무 같이 생긴 스님이 미루나무 같은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저기 그러니까 아가씨는 거시기한 사람과 거시기한 곳에서 거시기를 해 봤나요."

아가씨는 거시기한 이 말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거시기해서 반짝이는 눈에 눈물을 흘리며

"아니 거시기하신 스님이 어찌 머시기한 말씀을 하세요."

하고는

"나는 스님을 거시기하게 보지 않았는데 참 머시기 하시네요."

하며 그만 떠나갔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미루나무 같은 스님의 도반스님이

"하하하 참 오랫만에 머시기하게 멋져버렸다. 만약 아가씨가 거시기를 해 봤다고 하면 어쩔려고 했냐."

하고 물었는데요

그러자 미루나무같은 스님은

"아니 아직 시집도 안간 처자가 거시기를 다 해봤다니

거시기 하게 안봤는데 참 머시기 하네요.

하고 머시기하게 말하려고 했지"

이렇게 말하고 둘은 참 거시기하다며 크게 웃었습니다. <효림스님은 불교계에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스님으로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중앙 종회의원, 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공동의장을 거쳤다. 2011년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로 내려와 경원사 주지를 맡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을 역임하는 등 시민운동 참가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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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섭 2018-02-02 08:21:15
거참, 거시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