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란?
신규교사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란?
  • 정지현
  • 승인 2018.01.1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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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미르유치원 정지현 교사 "생각주머니 쏙 작은 씨앗 넣어주는 교사"
   미르유치원 정지현 교사

교사가 된지 이제 8개월 차 나는 파릇파릇 새싹 같은 신규교사다.

2017년 임용고시를 보고 어떠한 경험 없이 교단에 섰다. 3월은 정말 폭풍 같은 나날이었다. 교생실습경력만 있는 나에게는 하루하루가 큰 시련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하는지 알지 못해 버벅거리던 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붉어진다.

이런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과 같은 시기에 원장, 원감선생님과 동료선생님들, 실무사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시고 공감과 위로를 해주셨다. 이런 위로와 공감 덕분에 내가 3월, 4월을 버티며 유치원에 적응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으로 가득했던 첫 시작이 지나자 책임감이 불쑥 찾아왔다. 이러한 생각에 돌이켜보면 나는 3월 한 달 동안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였을까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은 조금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인데 내가 그 아이들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

3월의 나는 아이들을 알아가며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학부모님들과의 상담에서의 실수와 아이들의 돌발행동 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께는 작은 일일지라도 내게는 더 어려웠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자괴감에 빠져있던 나는 교사가 된 보람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아이들과 점차 유치원에 적응해 가며 나는 조금씩 우리 반(특수반)만의 인사, 규칙 등을 정해가고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수업 준비를 하고 우리 반(특수반)만이 할 수 있는 수업계획을 짜면서 교사가 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즐거워 할 것을 생각하고 수업을 구성하며 내가 행복하다는 것, 내가 조금 교사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때로는 준비가 힘들고 늘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말이다.

사실 수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 마다 ‘선생님도 교사가 처음이라 너희들을 가르치지만 너희들을 통해 선생님도 배운단다. 우리는 서로 배워가고 있는 중이야.’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선생님이 서툴러서 미안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마음으로 더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는 수업, 아이들의 개별적인 수준에 맞는 수업을 계획하기 위해, 아이들을 더 사랑해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면서 내 안에서 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일까? 라는 물음에 대해 답도 조금씩 서술해 가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보다 생각주머니가 조금씩 자라난다. 우리 사랑반 아이들 정00, 추00, 강00, 박00의 생각주머니가 조금씩 더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도록 생각주머니 쏙 작은 씨앗을 넣어주는 교사가 좋은 교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2학기가 되면서 아이들과 내가 마음으로 소통이 되고 나도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해 가며 더 공감하는 수업, 나와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수업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또한 이러한 좋은 교사는 한사람의 힘이 아닌 유치원에서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2학기의 중반이 지나가는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매일 오후에 쓰는 아이들의 오늘 활동, 보였던 행동들을 쓰며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과연 우리아이들의 흥미와 특성을 고려하여 수업을 하고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수업만을 하는 건 아닐까’,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너무 엄한가’, ‘우리 아이들에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인가’ 라는 셀 수 없는 질문들이 꼬리를 문다.

이러한 질문들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나는 아주 조금 나의 다짐이 흐려지지 않았나 싶다. 나의 첫 사랑반 아이들에게 더 행복한 유치원 생활, 더 즐거운 유치원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더 노력하고 공부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이 마음을 담아 오늘도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에 씨앗을 한 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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