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대학 세종시 진출 확정, 과제도 산적
해외 유수대학 세종시 진출 확정, 과제도 산적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12.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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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체칠리아·트리니티대학 2019년 개교, 카이스트·건양대 등 국내대학은 차질 빚어
   행복청은 지난 11일 산타체칠리아음악원 본관 2층에서 음악원 로베르토 줄리아니(Roberto Giuliani) 총장과 세종분교 설립을 위한 협약(MOA)을 체결했다.

해외 유수 대학의 세종시 유치가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의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과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은 세종시 진출을 잇따라 확정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공동캠퍼스 조성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해외 대학의 세종시행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내외 일부 대학의 경우 유치 과정이 적잖은 난관에 봉착해 있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유럽을 방문한 이원재 행복청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명문대학 2곳과 체결한 업무협약(MOA)의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음악교육학과, 성악과, 피아노과 개설

행복청은 지난 11일 산타체칠리아음악원 본관 2층에서 음악원 로베르토 줄리아니(Roberto Giuliani) 총장과 세종분교 설립을 위한 협약(MOA)을 체결했다. 그간 입주의사 표명,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입주를 확정한 것이다.

산타체칠리아는 1565년 개교한 이탈리아 명문 국립 음악원으로 세계대학평가 28위(QS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의 모교로도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다. 알도 클레멘티, 엔니오 모리코네, 김영미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인근에 2019년 6월 준공하는 ‘복합문화시설’<사진, 조감도>에 세종분교를 입주하고, 이후 4-2생활권에 건립되는 공동캠퍼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음악원은 일단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인근에 2019년 6월 준공하는 ‘복합문화시설’에 세종 분교를 입주시키고, 이후 4-2생활권에 건립되는 공동캠퍼스로 이전할 예정이다. 아트센터와 연계해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행복청은 내년에 외국대학 설립보조금 지급과 입주공간인 복합편의시설 제공, 한예종 및 세종예술고와의 교류협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음악원은 2019학년도 2학기에 음악교육학과, 성악과, 피아노과 등 석사․학사과정 3개 학과를 개설한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본교의 교육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이탈리아 본교에 소속된 교수진이 한국 분교에 참여할 계획이다. 세종에서 3년, 이탈리아에서 1년 수강으로 본교와 동일한 정식 학위 취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교육과정 일부를 본교에서 필수로 수학하도록 하고, 본교 졸업장 동시 수여 및 이탈리아어 교육 병행 등의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등록금은 인천 송도에 입주해 있는 4개 외국대학 수준을 유지하고, 한국학생뿐만 아니라 본교에서 수용하기 어려웠던 아시아 주요국(중국, 필리핀, 인도 등) 학생들도 함께 선발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음악원은 내년 6월까지 교육부에 외국대학 설립승인 신청을 진행한다.

이원재 청장은 “산타체칠리아 세종분교는 단순히 외국 음악대학 유치를 넘어 세종예술고 및 한국예술종합대학과 연계해 중부권 문화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재 청장은 14일 트리니티대<사진, 전경>를 방문해 패트릭 프랜더개스트(Patrick Prendergast) 총장과 분교 설립과정을 명시한 협약(MOA)를 체결하고 행복도시에 세종캠퍼스 설립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 바이오·메디컬 관련 학과 개설 추진

행복청은 14일에는 트리니티대를 방문해 패트릭 프랜더개스트(Patrick Prendergast) 총장과 분교 설립과정을 명시한 협약(MOA)를 체결하고, 행복도시에 세종캠퍼스 설립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아일랜드 최초로 설립된 트리니티대학은 영국 옥스퍼드 및 캠브리지대학과 함께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세계대학평가(QS) 88위로 평가된 아일랜드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힌다.

트리니티대는 행복도시 4-2생활권에 건립되는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한국과 더블린 소재 기업 및 대학을 연결하는 산학협력 과정을 운영한다. 이 대학은 행복도시에 면역학(Immunology), 분자의학(Molecular Medicine), 중개종양학(Translational Oncology) 등 바이오 및 메디컬 관련 학과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복청은 내년에 설립보조금 지급, 입주공간 제공, 한국의 여러 대학 및 기업과의 교류협력 지원 등을 약속했다.

트리니티대는 2018년 내에 한국법인 대표자를 임명하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진출학과를 정하기로 하고, 내년 초 이를 협의할 대표단이 행복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행복도시 진출을 한국 대학 및 기업 간 협력의 관문(Gateway)이 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재 청장은 “트리니티대는 오송과 대덕 등 중부권 산업클러스터에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를 공급하는 교육과정을 개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니티대는 행복도시 4-2생활권에 건립되는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사진, 조감도>에 2019년 입주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대학만 39개, 유치는 ‘난관’

현재까지 행복도시 입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입주에 관심을 표명한 대학은 모두 39개(국내 30개, 외국 9개)에 달한다. 국내 카이스트 융합의과학대학원과 고려대 약대는 물론, 해외의 미국 '코넬대', 아일랜드 '코크국립대', 체코 '브르노국립예술대', 호주 '울릉공대'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중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은 이번에 협약(MOA)를 체결한 산타체칠리아음악원과 트리니티대학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국내외 대학의 세종시 진출은 적잖은 난관에 봉착하며 불투명한 상태다.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융합의과학대학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2년 동안 대학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됐지만, 최근 예타 중간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사업 추진이 안개 속에 빠졌다. 행복청은 유치 추진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안(眼)의학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건양대도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했지만 최근 총장이 바뀌면서 당초 계획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행복청의 진단이다.

   행복청은 4-2생활권을 '공동캠퍼스(대학) – 산학연클러스터센터(지원기관) – 벤처파크(기업) – 국제과학비지니스밸트(연구)'로 이어지는 산학협력의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충북대와 충남대 등 국립대학의 경우엔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지만, 재정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충남대는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교환 협약'을 통해 대학 부지를 확보, 세종시 진출 발판을 마련한 단계다.

고려대 약대는 새로운 대학의 자체 건립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재원마련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어 외부 자금을 활용하는 계획을 새롭게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신설조건이 까다로운 국내 대학과는 달리 해외 대학의 경우 다소 유동적이다.

행복도시특별법 개정과 함께 공동캠퍼스 조성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1년경 정상 개교가 가능할 것으로 행복청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공동캠퍼스 건립 전이라도 공공시설을 활용한 임대 형식이나, 소규모(2만평 규모) 분교형식으로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행복청 관계자는 "해외 대학 유치를 위한 밑그림을 내년 상반기 까지 마련할 계획"이라며 "대학들에게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작업을 진행해 대학 유치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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