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벽산 금강, 금빛 노을에 젖다
청벽산 금강, 금빛 노을에 젖다
  • 임비호
  • 승인 2017.12.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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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비호 칼럼]세종 팔경위한 조언, "연기 팔경보완해서 지정하면..."
   청벽산에서 바라다 본 금강의 모습

세종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사대부가 살 곳으로 지리, 생리. 인심, 산수라는 지표를 사용하였다. 이 지표를 좀 바꾸면 자연환경, 먹거리 재생산 조건, 상부상조하는 사회 풍토 그리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풍광이라 할 수 있다.

자연, 경제, 사회가 주로 현실의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 휴식과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산수(山水) 지표는 이상향적인 특징을 가진다. 사람들에게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기본적인 바람이 있다. 이런 갈망이 식자나 문인들에게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시, 노래,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였다.

이상적인 산수도로 유명한 것이 소상팔경도이다. 소상팔경도는 중국 북송 시대 이성(李成)에 의해 처음 그려졌는데, 후난성(湖南省)지역 양쯔강(揚子江]) 남쪽의 샤오수이강(瀟水), 샹장강(湘江)이 합류하는 지점의 아름다운 경치를 8폭에 나누어 그린 그림이다. 이 소상팔경도는 이후에도 많은 문인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시와 그림으로 표현된 주제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초 안평대군의 소상팔경도가 유명하다.

이런 소상팔경의 원형이 지역에서 적용될 때는 관동팔경, 단양팔경, 금산팔경 등으로 탈바꿈 되었다. 살고 있는 지역에 풍류를 즐기기에 좋은 장소를 우리 선조들은 주로 팔경, 십경이나 십이경으로 표현하였다.

   청벽산 앞에 금강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김지훈씨 제공>

세종시가 되기 전인 연기군 시절에도 연기팔경이 있었다. 연기현에서 지금의 동면으로 넘어가는 동진 나루터의 고기잡이 불을 뜻하는 동진어화(東津漁火), 오봉산(五峰山)의 저녁바람을 뜻하는 오봉락조(五峰落照), 당산이 구름과 함께 어우러져서 금강에 비친 모습을 뜻하는 당수청람(唐岫晴嵐), 침산의 가을달을 뜻하는 침산추월(砧山秋月), 용당의 기이한 바위를 이르는 용당기암(龍塘奇巖), 금강에 배가 돌아오는 정경을 뜻하는 금강귀범(錦江歸帆), 옛 명승지인 고려고성(高麗古城), 비암사의 저녁 종소리라는 뜻의 비암만종(碑岩晩鍾)이 그것이다.

일제 시기의 신사가 있었던 침산리가 포함 된 것을 보면 연기 팔경은 일제침략 시기에 지정 된 것 같고, 전월산이나 원수산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제정 당시에는 이곳이 현재와 같이 강변도로가 있거나 인가가 많지 않은 금강의 배후습지 정도이었던 것 같다.

세종시에는 아직까지 세종팔경을 지정하지는 않았다. 세종팔경을 지정하는 것이 법정 계획은 아니다. 그러하니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지역의 팔경을 지정하는 것은 지역에 대한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왜 좋은 곳인지 각인시키는 작용을 할 것이다.

그냥 연기군 시절에 사용하였던 연기팔경을 사용하면 어떨까? 그러기에는 새로이 편입 된 지역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내륙 수운의 종착지였던 부강 지역, 문화유산이 많은 공주지역, 역사적 가치가 놓은 장군면을 포함시켜 다시 살펴보면 더 훌륭한 팔경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팔경을 새로이 정한다면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소상팔경에 나온 봄 풍경, 가을의 노을, 겨울 설경, 은모래 위의 유유자적하는 새들 모습, 유유히 흐르는 강에 떠 있는 돛단배 모습을 담은 정형적인 방법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사대강 금강 팔경처럼 홍보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인가?라는 등의 방법적인 논의에서부터 많은 준비와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다.

   청벽산 정상에서 찍은 필자 기념사진

필자는 세종팔경을 지정했으면 하는 것에 한 표를 던진다. 이런 기회를 통하여 세종의 자연유산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도 그렇고, 세종시에 이주하신 분들에게 이사 오길 잘했다라는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세종팔경이 새로이 제정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청벽산에서 바라 본 금강의 추월이다. 이곳은 이미 많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유명한 출사 장소이기도 하다. 인터넷 검색에서 청벽산을 검색하면 많은 진사들이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청벽산은 공주지역이었다가 세종시가 되면서 편입된 지역이다. 이런 곳이 세종시에 된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흐르는 금강이 측방 침식하여 만든 기암절벽이 병풍을 만들고, 앞으로는 장군산과 사송정이 있으며 옆으로는 대전에서 장군면을 거쳐 공주로 가는 청벽대교가 있다. 뒤로는 산림문화를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금강수목원이 있는 곳이다. 물이 깊어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이다. 청벽산에 가면 감동스런 풍광을 볼 수 있어 좋고, 산림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즐겁고, 사송정에 얽킨 역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세종시민에게 있어서 청벽산은 훌륭한 자연유산이다. 이런 좋은 자연유산을 시민들이 사랑하고 향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책적 지원과 다양한 홍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의 재산이기에 우리 시민들도 공유의 자원으로 잘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훌륭한 자연유산을 잘 지키고 보전, 발전시킨다는 의미에서도 앞으로 정해질 세종팔경에는 꼭 포함되어 더욱 더 사랑스런 청벽산이 되길 기원해 본다. 아직도 청벽산에서 바라본 금강 추월의 감동이 내 마음을 뛰게 한다.

   Daum에서 청벽산을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들<사진 출처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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