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강병호
  • 승인 2017.11.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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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치유되는 개를 보면서 카타르시스 느끼는 시청자

EBS 교육방송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반려견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 넘으면서 주인의 통제가 불가능한 개들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 방송도 주목을 받는다. 프로그램 타이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스마트폰 앱도 방송사가 아닌 한 개인이 자발적으로 개발해서 제공하고 있다. 2015년 첫 방영 후 시즌1 마치고 지금은 시즌2가 방영 중이다. 최근 그룹 ‘슈퍼 주니어’ 멤버인 최시원씨 반려견(프렌치 블독)에 이웃주민 한일관 한식당 대표가 물려 사망한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BS에서 절찬리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개의 나쁜 습성을 고쳐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사진은 EBS 화면 캡처>

자식 키우는 것, 내 맘대로 되지 않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강아지가 말썽을 부리면 주인은 대책이 없다. 반려견 키우는 가구 수도 늘어나지만 갖다 버리는 유기견 수도 늘어나고 있다. 매해 8만 내지 9만의 개가 길에 버려진다. 이런 견공들은 공공기관,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센터에 보호되다가 다른 가정에 입양 되지 않으면 안락사(安樂死) 시키게 된다.

한국 반려견 문화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심성과 문화를 반영한다. 한국 반려견 문화의 문제는 출생부터 시작된다. 소위 ‘강아지 공장’에서 강제로 임신·출산된 새끼 들이 생산 라인에서 제작된 공산품 같이 거래된다. 부모 개를 알 수 있고 개의 임신과 출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서구 반려견 문화와 달리 한국은 마트에서 쇼핑하듯 새끼 개를 살 수 있다. 개를 생명체가 아닌 상품이나 완구로 생각한다. 성격 나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개들은 이렇게 출생부터 문제가 있다.

평생 강제 임신, 출산을 강요당하다가 내버려지는 어미 개들, 비위생적 ‘강아지 공장’도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쉽게 만나고 헤어져서 한국인 이혼률이 늘어나듯 반려견에 대해서도 쉽게 입양하고 간단히 파양(破養)한다. 파양되면 거의 대부분 개들은 길거리에 내버려 진다. 여름 휴가철 직전 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견을 따로 돌볼 사람을 찾지 못한 경우나 비용이 꽤 들기 때문이다. 개의 행동은 같이 사는 인간의 그림자다. 한국인의 이기적 행태가 문제행동을 가진 개들도 꾸준히 만들어 낸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먼저 다양한 문제견의 상태를 보여주고 반려견 행동교정 전문가 강형욱씨가 그 나쁜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문제 일으키는 개의 행태는 다양하다. 가장 많은 것이 까닭 없이 사람을 무는 개들이다. 이런 개들은 사소한 일에 흥분하고 집을 찾는 손님들 심지어 자기 주인도 문다.

둘째는 잘 싸우는 개들이다. 견종 중에 싸움을 위해 개량된 개들도 있고 불독, 도사견이 대표적인데 성격이 나쁜 개들은 다른 개를 보기만 하면 물어뜯어 매일 매일 유혈이 낭자한 싸움을 벌인다. 셋째는 무기력한 개들이다. 먹이 주고 예뻐해 주고 산책도 시켜도 세상과 관계에 무관심하고 한 군데서 웅크리고 있는 개들이다. 이런 개들은 식용으로 키우며 학대당했거나 병원, 대학, 연구소에서 실험용으로 키워졌던 개들이다.

다른 문제는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개들이다. 주인이 없어지면 분리불안을 나타내며 광적으로 집안 온갖 세간들을 물어뜯고 어지럽힌다. 세상에 문제없는 집이 없듯, 문제견들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강형욱 훈련사는 문제견 가정을 직접 찾아가 개의 문제 행동을 진단하고 반려가족과 함께 교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다. 강 훈련사의 지도와 주인과 헌신적 노력으로 반려견의 행동은 드라마틱하게 교정된다. 원래 동물 심리행동 구조는 사람보다 단순해서 교육 자극에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물던 개, 우울하고 음식도 거부하던 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개, 싸우지 않고 못 배기던 개들의 행동이 극적으로 치유되면 시청자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직장 상사, 시댁 식구, 배우자 행동도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평소 그들 모습이 사람 같지 않았다면 그 바람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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