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먼저 보낸 슬픔, 봉사로 이겼습니다"
"아들 먼저 보낸 슬픔, 봉사로 이겼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11.09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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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종시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대회 최우수상 김순옥 이야기 할머니
   2017 세종시 자원봉사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김순옥 여사는 "3년 전 갑작스럽게 떠난 아들을 잊기 위해 선택한 봉사가 슬픔을 이기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아들 먼저 보낸 슬픔을 봉사로 이겨냈습니다.”

3년 전 집안에 기둥이었던 아들(당시 36세)을 뇌출혈로 잃어버린 ‘세종 이야기 할머니’ 김순옥 여사(65)의 인간스토리가 8일 세종시민회관에서 열린 ‘2017년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올해로 3년째 아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즐거움을 주고 있는 김 여사는 “봉사의 길을 걷지 않았으면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지난 선택에 스스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세종시 자원봉사센터 주최로 열린 대회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일본인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과 이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했던 봉사이야기를 연결, 참석자들로부터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면서 공감을 얻었다.

최우수상 수상자 발표 이후 눈물을 먼저 훔쳤다. 김 여사는 “솔직히 좋아야 하는데 기분은 좋지 않았다” 며 “떠나간 아들 생각에 꼬박 밤을 지새웠다”고 말하면서 “자원봉사를 하지 않았으면 슬픔이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아들을 보낸 이후 그는 세종시 불교 연합 합창단장을 맡았고 아름다운 동화를 들려주는 ‘이야기 할머니’ 그리고, 동극(童劇) 등으로 매일 매일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이제는 할머니 손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11살 ,6살 먹은 두 손녀를 떠올리면서 3년째 이어진 봉사활동은 매년 조금씩 쌓인 노하우가 전문가로 만들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바쁜 봉사 일정이 여유있는 시간을 없애주니까 슬픔을 잊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함께 가지게 돼 집에 오면 두 손녀에게도 밝고 환한 표정을 짓게 됩니다.”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에서 동갑내기 남편과 살고 있는 김 여사는 “앞으로 더 많은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 며 활짝 웃었다. <연락처 : 010-5458-9774>

이날 대회 우수상은 김경용 ‘꽃방망이’, 김수연 ‘수어지기’, 최형아 '보드 고 봉사단', 장려상에 정연숙 ‘세종 맘 모여라’, 임상규 ‘네 모든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가자’, 황유정 ‘보이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는’ 등이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30만원, 우수상 3명 각 15만원, 장려상 3명 각 10만원 상금을 지급했다.

이그나이트(IGNITE)는 ‘점화하다’는 뜻으로 발표자가 준비한 슬라이드를 15초씩 자동으로 넘기며 5분이내에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 대회를 통해 자원봉사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고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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