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도 쉴 틈 없는 세종시 '안전 파수꾼'
황금연휴에도 쉴 틈 없는 세종시 '안전 파수꾼'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10.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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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도시통합정보센터, 1690개 그물망 CCTV 시민 안전 책임...비상근무체제
   세종시 도시통합정보센터 관제상황실에서 관제요원이 CCTV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은행 앞에서 현금을 강탈당했다고요?"

세종시 도시통합정보센터에 현금 날치기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29일. 비상벨을 통해 긴급상황이 전해지자 대형 화면 한 가운데에 신고자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나타났다.

"용의자는 하늘색 셔츠에 갈색 가방을 매고 있습니다. 고운뜰공원쪽으로 도주중입니다. 상황판을 주목해 주세요. 1104번부터 1111번 카메라까지 집중 관제 들어갑니다."

김현진(40) 관제조장의 말에 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계속 추적합니다. 1105번 카메라에서 대기하세요. 1114번과 1111번도 보세요. 중간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고운동 XX단지에요. 단지 안에 있습니다. 대기 관제하세요."

   세종시 도시통합정보센터 관제상황실에 CCTV 화면을 비춰주는 모니터가 가득하다.

"용의자 발견. 1116번 카메라 부근에서 도보로 이동하고 있습니다."(팀원)

"1117번을 보시고, 1114번도 집중적으로 관제해주세요.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XX고등학교 쪽으로 경로를 바꾼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최대한 확대해 주세요."(관제조장)

긴박한 순간이었다. 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경찰도 무전기를 통해 지구대에 출동요청을 전했다. "1148번 카메라에 용의자가 보입니다. 현재 XX사거리로 가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10여분 후. 끈질긴 추적 끝에 용의자는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수갑이 채워지는 모습도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그물망처럼 도심 전역을 감시하고 있는 CCTV의 위력이었다. 모든 과정은 사전 각본 없이 이뤄졌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에서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을 추석 연휴에도 도시통합정보센터는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센터를 찾았다. 관제상황실에 들어서자 수십여대의 크고 작은 CCTV 영상 모니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안근성 통합정보센터담당은 "최장의 연휴를 맞아 전체 27명의 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며 "빈집들이 많다보니 도난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모의훈련을 마친 이상규(56) 관제팀장은 "명절을 맞아 현금인출이 많은 상황을 감안해 경찰과 합동으로 훈련을 실시했다"며 "평소 대응 훈련를 해 놓아야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통합정보센터 방범 서비스 개요도<세종시 제공>

지난 2014년부터 본격 운영되고 있는 센터는 U-방범, 교통, 재난대응 등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통해 시민들의 '안전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도심 곳곳에 설치된 1690여개의 CCTV(방범·차량번호 식별)는 안전사고 및 범죄 예방에 효과 만점이다. CCTV 하단에는 비상벨도 부착되어 있어 위급할 시 도움을 요청하면 센터의 관제상황실 담당자와 즉시 연결된다. 필요시 센터에 파견된 경찰과도 연계된다.

시에 따르면 센터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71건(지난달 말 기준)의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폭행사건 신고, 절도용의자 검거, 교통사고, 치매노인 발견, 쓰레기 불법투기 적발, 차로변 주취자 안전조치, 청소년 흡연 비상벨 계도방송 등 분야도 다양하다.

교통서비스도 센터가 맡고 있는 중요한 임무중 하나다. 도로상의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 대응, 버스시간 및 교통흐름 정보제공,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시성 확보 등을 처리하고 있다. 산불감시, 안개경보, 홍수예측, 대기정보 안내 등 재난대응 서비스도 담당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도시의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 한 '스마트시티'의 모습이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에서 관제요원이 용의자를 감시하고 있다.

CCTV를 확인하고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관제요원의 몫이다. 1년 365일 이뤄지고 있는 관제는 팀장을 포함해 4조 3교대로 21명이 투입된다.

이번 모의훈련처럼 긴박한 상황에선 요원들의 대처에 따라 사건의 향방이 갈린다. 초동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골든타임 확보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김현진 조장은 "범죄 상황 발생 시 인상착의를 잘 확인하고 도주 방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면서 "건설현장과 이면도로 등 범죄 취약지역들을 특히 신경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영(39)·김희순(55) 관제요원은 "남들이 쉴 때 못 쉬지만 시민들 안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세종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도시통합정보센터 직원들이 추석 연휴기간 비상근무에 들어가면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도시통합정보센터는 교통서비스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도심 곳곳을 비추고 있는 CCTV 화면>
   도시통합정보센터 교통 서비스 개요도<세종시 제공>
   세종시 도시통합정보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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