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연휴, 책과 함께 즐기는 추석...
최장 연휴, 책과 함께 즐기는 추석...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10.0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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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필독 도서, 책과 함께 고향으로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국민들은 가을에 책을 ‘가장 적게’ 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책을 멀리하고 있다.

이번 한가위는 최장 열흘에 달하는 가장 긴 연휴다. 독서광들은 물론, 평소 책을 멀리했던 사람들에게도 책 한권을 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연휴 끝자락 혼자만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을 때도 괜찮다. 추석 명절 읽을 만한 좋은 책들을 국립세종도서관 사서들의 도움을 받아 골라봤다. 설명은 사서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편집자 주>

▲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인생후반, 어디서 뭐하며 어떻게 살지? <사진 왼쪽부터>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청년실업, 출산율감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정치문제로 힘든 시기를 견뎌내는 요즘, 미국도 경기불황과 지난 대선 결과로 불안한 사회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저자는 핀란드 출신 기자로 미국 남자와 결혼해 뉴욕에서 산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나라가 아닌 고용주의 보험 제공 여부에 달렸다는 점에 큰 공포를 느낄 때쯤,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 바로 자신이 떠나온 핀란드라는 기사를 접한다. 이를 계기로 저자는 자유와 평등을 외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미국의 사회, 경제, 정치 접근법과 사회주의국가의 모체로 불렸으나 철저한 변화를 통해 현대적 가치를 지니게 된 노르딕 사회를 비교했다.

이 책 속의 미국은 영화 속 미국과는 달리 현실적이다. 빈부격차, 비싼 등록금, 여성 경력단절, 육아휴직 문제 등이 우리나라와 닮았다. 저자는 국가가 개인의 자율성을 지원하고 독립을 보장하는 “의도적인” 사회정책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부모와 배우자,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아야 서로에게 진실한 사랑만이 남는다는 것. 저자는 이것을 ‘사랑에 관한 노르딕 이론’이라 부른다. 이 책을 통해 노르딕 방식의 교훈을 우리사회가 행복한 개인을 키우기 위한 한 방법으로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책 속 한 문장 ☞ “아메리칸 드림을 원한다면, 핀란드로 가십시오.”(302쪽)

아누 파르타넨 지음 | 노태복 옮김 | 원더박스 | 2017

309.1236-17-1,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2 (2층)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이 책은 영국인 저자가 11년 전 한국에 와서 서양인으로서 경험했던 대한민국의 맛, 일,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한글을 그 어느 나라 언어보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자라고 생각한다. 우리 물김치에 대해선 매운 반찬과 포만감을 주는 밥을 먹은 후 한입 가득 들이켜면,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눈송이를 보는 듯한 황홀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또 영국과 한국의 자녀 양육 문화 차이는 교육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부모와 학교 선생님이 주는 가르침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다름 아닌 아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깨달아야 진정으로 배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늘 가까이 있기에 모르고 살았던 우리 자신의 여러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 “상대방이 그의 모국어가 아니라 나의 모국어를 서투르게 사용한다면, 답답해하기 전에 그가 자신의 모국어 틀 안에서 비롯된 개념을 나의 모국어에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129쪽)

팀 알퍼 지음 | 조은정,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7

848-17-13,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1 (1층)

▲인생후반, 어디서 뭐하며 어떻게 살지?

100세 시대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퇴, 정년퇴임을 하고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면 인생 후반을 어떻게 준비해야 될까? 이 책은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년퇴임을 앞두고 걱정이 앞서는 부모님들을 위한 고민과 지침을 싣고 있다.

책은 총4장으로 구성 되어 있다. 1장은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시니어들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삶인지 조명한다. 2장은 금전관계와 상관없이 모든 시니어들은 왜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일하는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3장은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려면 금전적 노후준비가 잘되어 있다는 사람들도 왜 안심해서는 안 되는지, 준비 안 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4장은 인생 후반전을 건강하고, 막힘없이 소통하고, 웰다잉을 준비하는 등 잘 물든 단풍처럼 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퇴직 후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 “프랑스 작가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소통은 단순히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한다.”(252쪽)

이성동, 김승희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7

591.9-17-15,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2 (2층)

▲ 우아한 관찰주의자, 여행과 독서, 말의 품격 <사진 왼쪽부터>

▲우아한 관찰주의자

저자는 의대생들의 관찰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각의 기술’을 만들었다. 정확한 관찰과 디테일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업무 능력, 인간관계, 위험 등 모든 상황에서 얼마나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지각의 기술’을 강조한다. FBI, 미 국무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보고는 있지만, 우리가 본 것을 오래 기억하고, 숨어있는 것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충분한 연습을 통해 관찰력은 기를 수 있다며 미술작품을 통해 관찰하는 훈련방법을 알려준다. 미술작품을 보며 적절한 정보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결론을 도출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중요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관찰력은 사람간의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한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미술작품을 따라가며 색다르게 “소통”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 “관찰이란 단순히 대상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정신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하면 이미 여정은 시작된 것이다.”(47쪽)

에이미 E. 허먼 지음 |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

325.211-17-114,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2 (2층)

▲여행과 독서

이 책은 2016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대상 수상작으로, 저자가 책에서 읽은 곳을 직접 찾아 여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요리를 맛보러 떠난 이탈리아, 아름다운 풍경의 나라 스위스, 오마르 하이얌의 시를 읊는 상인에게 값비싼 양탄자를 사게 된 인도를 포함하여 아프리카, 발리, 알래스카, 교토와 도쿄, 터키 등에서의 여행 경험을 들려준다.

실제로 저자는 여행책에서 언급된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 근처의 언덕과 계곡을 찾아 부인과 함께 여행하다 한여름 7월에 새하얀 눈이 쌓인 산을 만나게 된다. 설벽을 붙잡고 갖은 고생 끝에 겨우 그 곳을 통과한다. 저자는 ‘여행’과 ‘독서’만이 우리의 ‘인생’을 초월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행지에 관한 독서는 여행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도 책을 통해,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경험자’를 알고 있다는 뜻과 같다.”(39쪽)

잔홍즈 지음 | 오하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

828-17-7,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1 (1층)

▲말의 품격

『말의 품격』은 『언어의 온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기주 작가의 신작 인문 에세이이다. 깔끔한 표지처럼 말의 품격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로 따스한 공감을 준다.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경구대로, 언어생활의 핵심은 자신의 말을 줄이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데 있다. 말의 시작은 경청을 통해 상대방에 공감하는 것이어야 한다.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은 대개 침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말은 마음의 소리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큰 말은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우주를 얻는 것과 같다. 직접 겪은 이야기, 유명인의 일화, 고전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주제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펼친다. 각 이야기는 내가 했던 말과 들었던 말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의 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책 속 한 문장 ☞ “침묵은 말실수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말은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걸 아무 생각 없이 대화라는 식탁 위에 올려놓다 보면 꼭 사달이 일어난다.”(84쪽)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

818-17-167, 국립세종도서관 일반자료실1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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