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샛골마을' 이름변경 추진 '급물살'
세종시 '샛골마을' 이름변경 추진 '급물살'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9.1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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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건설청, 명칭제정자문위원회 심의 거쳐 이름변경 논의할 방침
   행복청은 2-1생활권 다정동에 명명된 ‘샛골마을’의 이름 변경 문제를 명칭제정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사진은 다정동 공동주택 건설현장 모습>

세종시 2-1생활권 다정동에 명명된 ‘샛골마을’의 이름 변경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마을이름 변경에 열쇠를 쥐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뜻에 따라 실제로 이름 변경이 이뤄지면 주민자치의 모델이 돼, 샛골마을 명칭변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샛골마을’ 입주예정자들은 어감이 나쁜 ‘샛골마을’을 ‘다정마을’로 교체해 달라는 서명을 받아 지난 7월 행복청에 전달한 바 있다. 서명에는 1,053명이 동참했다.

행복청은 즉각 검토에 착수, 명칭제정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 이름 변경을 본격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12일 <세종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자문위를 개최해 변경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미 건설사들의 의견 청취는 지난달 말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건설사 측에선 입주에 지장이 없는 한 변경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가 내년 2월부터 차례로 진행됨에 따라 그 전까지만 변경이 마무리된다면, 아파트 벽면이나 문주 등에 이름을 새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명칭제정자문위원회의 심의다. 

자문위 심의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이름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문위는 행복청 도시계획국장을 위원장으로 명칭제정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다.

이름변경은 그간 몇 차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민 1천여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다수의 의사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만큼 마을이름 변경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샛골마을의 이름 변경이 이뤄진다면 행복도시에선 최초의 사례가 된다.

주민들이 이름 변경을 원하는 이유는 ‘샛골’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 뉘앙스 때문이다. 듣기에 따라 색(色)을 밝히는 ‘색골’로 받아들여지면서 동네 전체가 ‘여자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마을’, 요컨대 ‘호색한’(好色漢)들이 사는 곳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샛골마을’ 입주예정자들은 어감이 나쁜 ‘샛골마을’을 ‘다정마을’로 교체해 달라는 1053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7월 행복청에 전달했다.

주민들은 2-1생활권 행정동 이름이 ‘다정동’으로 정해졌다는 점에 착안, ‘다정마을’, 즉 ‘정이 많은 따뜻한 마을’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정동 마을이름변경추진엽합회 한왕수 회장은 "마을 이름이 '샛골'로 정해져 있지만 주민들 다수의 뜻이 변경을 요구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누가 보더라도 어감이 주는 부정적인 요소는 쉽게 이해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그간 발음문제로 명칭에 대해 이의제기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자문위에 전달하고 같이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글도시를 표방하는 세종 행복도시는 법정동 이외에 마을이름을 순 우리말로 지어 다른 도시와 차별화 시키고 있다. 한솔동은 '첫마을', 종촌동은 '가재마을', 새롬동은 '새뜸마을' 등 행복도시 내 21개 동에 한글 이름을 만들어 부르고 있다.

2-1생활권 다정동은 '샛골마을'로 명명됐다. 이 지역 고유어 전래명칭 ‘가운데말, 너머말, 누에머리산, 다름천, 막음골, 샛골, 불탄터, 안터’ 중 조음의 효율성을 고려해 ‘샛골’을 활용했다. 샛골은 기존 연기군 제천리에 위치한 골짜기로 ‘사이에 있는 골짜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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