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지역 분묘 석물, "단아하고 고졸하다"
세종지역 분묘 석물, "단아하고 고졸하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9.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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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종 전 건양대 교수, 향토사 연구회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
   안의종 전 건양대 교수

세종지역 분묘에 설치된 석물(石物) 조형미에 대한 연구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 국한된 분묘 석물을 정리한 연구는 처음이어서 세종시 홍보와 지역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박이 조각가 안의종(59) 전 건양대 교수는 9일 세종문화원에서 열린 세종 향토사 연구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세종시 분묘에 설치된 석물의 조형미’라는 주제로 세종시에 산재한 분묘 5곳의 석물을 조각가 관점에서 분석, 발표했다.

안 전 교수는 이 연구에서 조각가 특유의 분석력을 동원, 세종시에 위치한 묘지 비석들이 대부분 단아하면서 조형미를 갖추면서 역동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전서공 임난수 장군 묘석과 관련, ▲모든 형태가 각을 없애고 둥글게 제작했고 ▲비석과 받침이 조화롭고 ▲화강암의 흰색과 검정색의 오석(烏石)이 좋은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깊이 있게 묘사된 부분은 찾기 힘들지만 건조하면서 중용을 지키는 듯한 분위기가 엿보이며 좌대에 각(角)이 없어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비석을 받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1658년에 조성된 남이응 묘석은 매우 현실적인 것처럼 보인다며 망주석과 문무석을 같이 겸하고 있고 작품 내용에서도 차분하면서 예를 갖췄다고 말했다. 특히, 망주석의 옷자락에서는 넉넉한 차림으로 풍요롭고 자연스러움과 품위가 배어있다고 조사했다.

신도비의 경우 상, 하단 비례가 잘 맞고 화강암과 오석으로 제작되어 색상도 매우 관심을 갖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했다.

약천 조개원의 묘석은 장왕하면 군사가 넓은 땅을 지배하는 듯한 배열로 보았다. 모든 석물을 화강암으로 만들어 색상에 일치감을 주며 여러 망주석은 석물로서만 기능적 역할을 다할 뿐 조형성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인석은 다른묘역의 석물과 마찬가지고 겸손한 예를 갖추고 있으나 옷 주름과 비례는 고졸(古拙)함이 엿보였다. 망주석 상단부를 예리하게 조각했고 주선부에 요철을 두어 상단을 강조하고 대석부를 단순화 시킨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석물은 특정 지역에 한정된 조형물은 아니지만 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연꽃이 들어있는 불상, 좌대, 석등 등은 정교함과 미적가치는 극치를 이룰만큼 잘 제작되어있다고 지적했다.

   남이응 묘에 세워져 있는 각종 석물들, 단아하고 여유롭다.

전체적으로 시대에 맞은 예를 갖추고 고졸하고 소박하며 은은하지만 화려하지 않게 만들어졌고 설치된 분위기도 직위에 맞게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또, 유,불,선을 존중하는 미적 감각 또한 세련되고 직선으로 구성된 미적 조화를 이루면서 옷주름과 넉넉한 품위 있는 형태는 세련된 철불(鐵佛)양식처럼 나타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영민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 학예연구사의 고려~조선 전기 분묘 연구, 신채식 세종 향토사 연구위원의 풍수지리와 분묘, 안의종 전 교수의 세종시 분묘 석물의 조형미 등 3명이 주제 발표를 했다.

발표에 이어종합토론에는 최창희 한림대 명예교수, 노태천 충남대 명예교수, 이홍준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과장, 신명희 세종시 교육청 학교혁신과장, 김교년 행복청 공공건축 추진단 문화박물관센터 위원 등이 패널로 참가해 토론을 벌였다.

   세종시 향토사 대회가 9일 세종문화원에서 열려 세종시의 분묘에 대한 연구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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