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시"
"세종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시"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9.05 14:5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의 노래' 작가 김훈 특별강연, "개방성위에 공동체 의식 만들어라"
   작가 김훈은 "세종시는 향토성 위에 공동체 의식 조성이 불가능한 만큼 개방성과 보편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절제와 품격을 갖추고 공동체 의식을 밑바닥부터 가지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칼의 노래’ 저자 김훈 작가의 눈에 비친 행정도시 세종시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시’였다. 작가가 살고 있는 일산 신도시의 현재가 세종시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와 함께 “시냇물과 논,밭두렁이 있는 곳에서 만들어진 향토성보다는 개방성과 보편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문화재단이 올 하반기 ‘세종 여민락 아카데미’를 열면서 ‘자전거 여행’, ‘칼의 노래’로 유명한 작가 김훈을 초청, 특별 강연을 열었다.  ‘신도시에 대한 나의 생각’이 특강 명칭이였다.

5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동안 열린 정부 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는 김작가의 강연을 듣기위해 세종시민 300여명이 모였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짬을 내어 참석했고 인병택 세종문화재단 대표도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았다.

고향이 서울이고 살고 있는 곳은 일산이라고 밝힌 김 작가는 ‘서울’ 과 ‘일산’으로 대변되는 최대, 그리고 최신 도시의 삶을 토대로 세종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해주었다.

그는 “내 고향 서울의 명절은 쓸쓸하다” 며 “일산 신도시, 또한 아무 사람의 고향도 아니고 모든 사람의 타향”이라고 수직과 수평의 직선화된 도회의 삭막한 풍경을 안타까워했다.

그 속에 녹아있어야 할 인간적인 스토리는 온데간데없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편리성에만 의존해온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아무런 감정이 없는 공간으로 변한 것을 개탄했다.

김 작가는 일산 신도시지역에 집중된 러브 호텔, 너절브레한 간판, 불법주차장 개조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가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하면서 “세종시의 앞날은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맨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시한 것이 바로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것이었다.

세종시는 급격하게 만들어지는 신도시인만큼 전통적 의미의 공동체 의식 형성은 불가능하지만 개발성과 보편성 위에 세종시만의 공동체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면서 “국립 수목원, 호수공원, 도서관, 행정기관 등 이런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종시는 서울과 같이 배타적인 도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전국적이고 글로벌한 도시로서 개발해나가는 과정에 ‘절제’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제의 실패를 일산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으면서 무작정 인구만 늘리다보면 도시의 위력이 생기고 거기에 함몰되면 절제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김작가의 생각이었다.

그는 특히, 문화생활이 문화행위로 생활공간에 파고들어가는 공동체 의식 형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내 집 앞 눈치우기’를 예로 들면서 “작은 일에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극복하려는 생각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김훈 작가의 특별 강연에는 세종시민 300여명이 참석, 세종시 미래 발전방향에 대한 강연을 경청했다.

작가 김훈은 이날 짬뽕과 자장면, 둘다 먹고 싶은 욕망이 만든 ‘짬짜면’에 숨겨진 인간 심리를 끄집어 내는가 하면 공원에서 드러내놓고 벌이는 젊은 이들의 키스 신 등을 실생활에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을 거론하면서 “세종시는 절제와 품격을 갖춘 최고의 도시로 만들어 져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1948년 서울 종로구 운암동에서 4형제 가운데 셋째로 태어난 작가 김훈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중퇴하고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 ‘문학기행’이라는 평론을 연재해 문학자로서 소질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을 거쳐 2000년 9월 한겨레 21의 인터뷰가 문제가 되자 사직하고 이듬해 대표작 ‘칼의 노래’를 발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호수공원 2017-09-11 08:40:59
호수공원 화장실에 쓰레기 화장실
아직도 비양심 인간들이 득실득실
한심한 인간들 걱정이다~~~

시정모니터koo 2017-09-06 09:50:32
공감하기 충분한 내용입니다. 청사 주변 산책길이나 세종시 상가 지하 주치장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개 똥"를 보면서 품격있어야 할 세종시 젊은 시민들의 영혼이 정상인지 의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