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농업 소중함 알리고 싶어요”
“세종시에서 농업 소중함 알리고 싶어요”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11.20 14: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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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전직 국회의원에서 군고구마 장수 변신 최병욱씨

세종시 첫마을에서 군고구마를 팔면서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는 최병욱 전 국회의원
전직 국회의원이 군고구마 장수를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14대 국회 때 민주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최병욱씨(75)가 바로 주인공이다. 최씨는 지난 11월 초부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202동 앞길 네거리에서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그의 전력을 보면 범상치 않다. 가톨릭농민회 대전교구 회장, 가톨릭농민회 전국본부 회장, 안동 오원춘 농민회원 사건으로 투옥, 민주쟁취범국민운동본부 대전충남의장, 한겨레 민주당 창당공동대표, 민주당 정치연수원장, 제14대 총선 민주당 전국구 의원(92~96년), 통합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등 농민운동가에 야당 정치인이었다.

현재의 최병욱씨는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천주교 금남성당의 신도회장으로 독실한 가톨릭신자이다.

“100세 시대에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농사를 지은 군고구마가 특별히 소비할 곳이 없어서 군고구마를 팔러 나왔다”는 최 회장은 부인 김용숙 여사(72)와 같이 2000여 평의 밭에 배와 고구마 잡곡 등의 농사를 30년 넘게 짓고 있다.

최 회장은 “농업이야말로 국가의 근본이라는 생각에 대통령후보로 나선 세 명의 캠프에 농업관련 간담회를 열고 싶다”고 연락해 얼마 전 안철수 후보측이 연락 와 농업살림연대 모임을 연 바 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던 간에 농촌 살리기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한국 농촌의 문제점으로 가격 보장이 전혀 안 되고, 수입농산물 때문에 타산이 안 맞아 농사지을 게 별로 없다는 점을 꼽은 최 회장은 고집스럽게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다. 농약을 안치고 밭을 매고 있는 최 회장을 이웃들이 한심하다고 하지만 본인의 소신은 확고하다. 제초제 등 농약을 마구 쓰면 그것이 지하수에 섞이고 그 물을 먹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특히 요즘 농촌이 점점 고령화 추세이다 보니 농사를 쉽게 지으려고 농약을 마구 뿌려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약 마구 부리는 약탈농법 금지하고, 식량 안보차원에서 자급자족율 높여야

땅을 죽이는 근시안적인 약탈농법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 농산물의 자급 자족이 25%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식량안보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에서 대책 없이 자유무역협정만 체결하는 것도 큰 문제라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은 첫마을에서 밤늦게까지 하루 10여 봉지(한 봉지 5천원) 정도 팔고 있지만, 직접 유기농으로 농사지은 자색 고구마 등을 팔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올 겨울 내내 군고구마를 팔 계획이다. 내년 4월에 땅이 풀리면 그 때는 더 많은 고구마 농사를 지어서 건강식품으로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요즘 아이들이 패스트푸드만 먹어서 비만과 성인병에 시달리는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다.

평소 좌우명으로 ‘정직하게 살자. 정의롭게 살자’를 강조하는 최 회장은 돈이 없이 살았어도 원칙과 정의를 지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최 전 의원은 세종시가 생산성 없는 도시가 되는 게 걱정이라며 대학과 기업 유치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로서의 세종시에 대하여 질문하자, 최 회장은 “사실은 불안한 느낌이다. 아직은 아파트가 잘 나가지만 큰 기업체도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생산성이 없는 세종시의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에 중앙에서 대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유치와 같은 문제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세종시 발전에 대하여 모두가 힘을 합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생을 농민운동가, 농부로, 그리고 농업분야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최병욱 회장의 꿈은 한국농촌이 더 이상 망가지지 말고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쌀쌀한 겨울 밤 첫마을에 군고구마 냄새가 솔솔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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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2012-11-20 17:03:21
최회장님의 모습 보니까 반갑습니다. 지역에서 계시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또한 건강한 내외분 모습 또한 보기좋습니다.언제 지나가다 맛있는 군고구마 사야겠습니다.

임재한해설사 2012-11-20 15:52:37
회장님 건강이 최곱니다 돈 많이버시고 회장님이 바라는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