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버려야 친구가 되죠"
"칼을 버려야 친구가 되죠"
  • 임효림
  • 승인 2017.08.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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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림칼럼]남과 북...동네 왈패 안장우 군 이야기

ㅡ남과 북ㅡ

평양의 안내원 조선생은 "어릴 때 동네에 노는 애들이 있었단 말입니다. 이 애들은 주머니에 칼을 넣고 다니며 왈패 노릇을 했더랬지요. 그래서 모두 이 애들을 피해다녔으요. 그런데 덩치는 작아도 깡이 쎈 안장우라는 애가 있었어요. 이 장우를 노는 애들이 건들었으요.

그러자 장우가 힘으로는 안되니까 . 상대의 주머니에 칼이 있다는 것을 아니까. 짱돌로 한놈의 머리통을 찍었어요. 완전 피범벅이 되고, 아! 저렇게 해서라도 이길 수가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보여 주었지요. 그후 노는 애들은 그 장우에게 복수하려고 기회를 엿보는데, 그날 이후 장우도 그 애들처럼 항상 주머니에 칼을 들고 다녀요.

그리고 노는 애들을 만나면 먼저 그 칼을 내보이며 자랑을 합네다.

'나를 건드리면 너희 중에 누군가는 나하고 같은 제사날이 될 것이다.'

이러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도 장우에게 못 덤비는 거 아닙네까. 노는 애들은 그 장우에게 말했지요. 칼은 위험하다. 니가 칼만 버리면 우리는 너를 동무로 끼워 주겠다. 너를 형제처럼 대하겠다고, 하지만 장우는 잘 알지요.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칼을 버리는 순간 노는 애들의 주먹다짐이 들어 온다는 것을, 그래서 절대로 칼을 버리지 않았지요." 라고 말했는데요.

내가 너무 놀랍다고 하자 그는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니 서로 상생하려면 조건없이 대화를 해야합네다. 칼을 버리면 대화하겠다. 그건 칼좀 버려라 그럼 널 죽여버리겠다 하는 말입네다. 그래서는 어찌 친구가 되겠습니까."<효림스님은 불교계에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스님으로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중앙 종회의원, 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공동의장을 거쳤다. 2011년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로 내려와 경원사 주지를 맡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등 시민운동 참가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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