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쏙 빠진 골프연습장, 주민 '분통'
알맹이 쏙 빠진 골프연습장, 주민 '분통'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7.3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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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과 비교해 실내체육관 등 주요시설 대폭 빠진 채 축소되어 건립, 주민 반발
 세종시 6-3생활권 산울리 북측에 들어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최초의 실외 골프연습장에 대해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은 골프연습장 전경>

"주민 의견도 듣지 않고 계획을 마음대로 바꿔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세종시 6-3생활권(산울리) 북측에 조성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최초의 '실외 골프연습장'이 주민 이용시설이 빠진 채 건립되고 있어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초 사업계획에 반영됐던 시설물 가운데 상당 부분이 쏙 빠진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사업계획 변경 과정이 주민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필드골프클럽 바로 옆에 건립되고 있는 골프연습장은 건설공제조합 시행으로 지난해 말 착공해 오는 9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 연습장은 세종필드골프클럽(1단계)에 이어 2단계로 추진하는 도시계획시설사업(체육시설)이다.

여기에는 ▲지하1층·지상2층, 비거리 200m, 총 58타석(실외스크린 2타석 포함) 규모의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숏게임 콤플렉스'(벙커·어프로치, 퍼팅그린 연습장) ▲피트니스센터·카페 등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유소년 전문 골프아카데미도 운영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연습장이 당초 계획과 비교해 사업이 대폭 축소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기면 주민들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2011년 세종필드골프클럽 건립 당시 연습장 조성계획을 내놓으면서 ▲Par3 9홀 ▲다목적 실내체육관 ▲실내영상골프연습장(8실) 등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골프장 조성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골프장과 인접한 연기면 주민들이 토양·수질오염, 지하수 고갈 등 각종 피해를 우려하며 반발하자, 연습장 건립 시 이 같은 시설 조성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가칭)세종필드골프클럽 골프연습장 위치도 <행복청 제공>

하지만 지난해 말 발표된 건립계획에는 'Par3 9홀'과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 주요 시설물이 대거 빠졌다. 8실짜리 실내영상골프연습장은 2실짜리 실외스크린으로 축소됐다. 연습장 건축면적 역시 3082.86㎡에서→ 1214.00㎡으로, 연 면적은 4589.63㎡에서→ 2405.91㎡ 로 대폭 줄어들었다.

행복청은 지난해 11월경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을 변경한 후, 골프연습장을 최종 인가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반발이 일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주민들은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수영장과 목욕시설 등 편의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기에 실망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면 주민 K씨는 "세종필드골프클럽을 조성할 당시 조합 측이 약속했던 시설물들이 실제 계획에는 상당부분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합은 계획 변경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사업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합은 연습장 운영을 다른 업체에 임대했다는 이유로 최초 약속했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연습장을 임대했다면 임대계약서에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내용을 담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실내체육관 건립이 어렵다면,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시설이 활성화된다면 유동인구 증가 및 고용유발효과로 지역소득 증대가 기대되는 만큼,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세종시 6-3생활권(산울리) 북측 실외 골프연습장 조감도 <행복청 제공>

이에 따라 대안으로 ▲골프장 및 연습장 이용료 50% 할인 ▲연습장 시설에 대한 지역주민 우선 고용 ▲청소용역에 주민생계조합 참여 보장 ▲지역 행사 시 주민 지원 등의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 측은 시설 계획 변경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신도시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행복청으로부터 정식 인허가를 받았다는 것.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합 측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전부 들어주기에는 수익성 측면에서 무리가 따른다"면서 "골프장 20% 할인 및 연습장 이용료 10% 할인, 마을 축제 지원, 지역민 우선 고용 등의 혜택을 고려하고 있지만 주민들과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민들과 조합 측은 지난 28일 해결책 마련을 위해 만났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약속을 어긴 조합 측에 대해 불만을 표하면서 관계기관에 민원을 넣는 등 집단 반발할 조짐이어서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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