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의혹으로 '흔들', 세종시 '영명보육원' 미래는
갖가지 의혹으로 '흔들', 세종시 '영명보육원' 미래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7.20 08: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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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입소 거부 및 노인요양시설 전환 등 각종 의혹 맞아, 보육원 운영 내실화 절실
   세종시 유일 아동복지시설인 '영명보육원'이 최근 갖가지 소문에 휩싸이며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53년 조치원읍에서 전쟁고아들을 보살피며 개원한 '영명보육원'(연서면 소재). 세종시 유일 아동복지시설인 영명보육원이 최근 갖가지 의혹에 휩싸이며 흔들리고 있다.

'아동 입소를 거부했다'거나 '노인요양시설로 전환한다'는 등 각종 의구심을 받고 있는 것. 보육원 측의 소극적 대응과 함께 열악한 환경 등이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원 60여년을 넘긴 영명보육원의 내실화. '아동친화도시' 지정을 추진 중인 세종시가 풀어야할 숙제로 지목되고 있다.

세종시 조치원읍에 사는 A씨가 영명보육원을 찾은 건 지난해 3월이었다. 3살과 5살 남아 2명의 양육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원이 초과됐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결국 그는 대전 유성의 모 시설에 아이들을 맡겼다.

당시 입소인원은 남아 25명과 여아 16명 등 모두 41명이었다. 정원 기준인 48명보다 7명이 적어 수용인원에 여유가 있었다. 4개 숙소동을 남‧여 2개씩 배정하고, 1개 숙소 당 12명 기준을 맞추려다 보니 아이들을 추가로 받을 수 없었다는 게 보육원 측의 설명이다. 정황상 A씨 아이들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보육원 아이들이 졸업과 가정 복귀 등으로 지난해 말 37명, 올해 현재 25명까지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입소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는 얘기다. 이러한 일이 충분히 예상됐다는 점에서 보육원 측의 소극적 대응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전으로 아이들을 맡긴 A씨가 1주일이 채 안 돼 아이들을 다시 데려왔다가 5개월만인 8월 아이들을 다시 입소시키는 등 적응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아쉽다. 영명보육원에 자리가 있었다는 점을 A씨가 알았다면 이곳에 아이들을 맡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보육원 측의 태도는 '아동복지시설을 폐쇄하고 노인복지시설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원아가 감소하면 노인복지시설로 전환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 김희숙 원장이 취임하기 전 42~48명 수준을 보이던 정원은 현재 25명 수준까지 뚝 떨어져 의혹을 증폭시켰다.

실제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아동시설의 노인시설 전환 사례가 증가추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시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보육원 측의 원아 수용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없었기에 나돌고 있는 의혹들로 풀이된다. 김희숙 원장은 "A씨가 아이들을 맡기러 왔을 때는 남자 아이 2명을 수용하기에 공간이 부족했었다"며 "시설 전환을 위해 아이들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원이 줄어들면서 보육원은 현재 근로 종사자들을 줄여야 하는 등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아동복지사업법 상 시설에 아이들이 30명 미만일 경우, 사무국장과 임상심리상담원, 영양사, 생활 복지사, 간호사, 위생원 등은 둘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사무국장은 지난 5월 퇴사했고, 나머지 5명의 직원도 추가로 보육원을 떠나야 하는 처지다. 보육 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육원 측은 원아 감소→시설종사자 감소→보육여건 악화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31년 된 시설의 노후화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는 보육원 기능보강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시설보강사업 예산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영명보육원 운영의 내실화와 시설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여러 의혹들이 나오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노인복지시설 전환 의혹은 시 입장에서 허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어찌됐든 보육원 운영을 내실화하기 위해선 보육원 내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시의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종시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선 보육원 안팎의 적극적 노력과 함께 행정기관의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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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17-07-24 11:12:53
영명보육원 잘못이 아니잖소?
남자애 25명이 12명 기준인 숙소 2동을 각각 13명, 12명이 초과해서 쓰는 상황에 남자애 2명이 추가되면 14명, 13명이라 못 받은 건데 뭐가 문제라는 거요?
기사를 억지로 만들지 말고, 정확한 팩트로 얘기해보시구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