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도와주면 못 본척이라도 하라"
"못 도와주면 못 본척이라도 하라"
  • 강병호
  • 승인 2017.07.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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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자율주행 막는 한국경제, 일본과는 너무 다르다

지난 7월 11일 마음이 답답해지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국내 ‘자율주행차’가 시험단계에 들어가자 정부와 국회는 기다렸다는 듯 규제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운행 데이터 기록·공유를 법으로 강제하고 국토부 장관이 임의로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시정조치 및 시험운행 일시정지를 명령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을 준비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당 C 모 의원은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및 교통사고 정보를 국토부 장관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규정을 어길 경우, 10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 방안도 포함됐다. 같은 당 K모 의원 역시 국토교통부장관이 필요한 경우, ‘자율주행자동차’ 관리업무에 대한 보고·검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자율이 필요한 한국 경제에 여전한 규제로 창의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분명한 한계가 나오고 있다.<사진은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는 이충재 전행복청장>

물론 ‘사람이 먼저’이고 단 한 번 ‘자율주행자동차’ 사고로부터도 인명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규제보다 먼저 지원과 진흥은 왜 없는가?

한편 5월 말 일본 아베(安倍晋三)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제기한 요구를 받아들여 기술개발 관련 규제를 일시 동결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아베정부는 ‘건강의료’, ‘이동혁신’등 다섯 가지 전략 분야에서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첨단기술에 의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는 규제를 일시 동결하고 신속한 시험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 10곳 이상 도로에 무인주행 버스의 자동 운전 실험이 가능하게 하고 IT기반 원격진료도 연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자율주행자동차’는 규제혁신의‘샌드 박스’ 제도를 통해 개발을 가속화하고 2022년까지 상업화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갖가지 규제에 시달리는 ‘드론’도 일본에서 2018년에 산간에 짐을 배송하고 2020년에는 도시배송을 본격화할 만큼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일본정부의 혁신과 한국의 규제를 비교하면 우리 정치인, 공무원의 안목과 지력(知力)을 엿볼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아이템이고 규제 이전 지원·진흥도 모자란 판이다.

한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 철강, 유화에서 조선분야는 이미 치명타를 받아 회생이 쉽지 않고 가전, 철강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FTA재협상에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자동차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 간 가장 다이내믹한 변화를 겪을 것이다.

2000년 대 초 세계적 필름 기업 아그파와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 등장이란 기술혁신 과정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같은 변화가 쓰나미 같이 몰려들 분야가 ‘자동차’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스마트 전장 등 혁신분야에서 현대기아차는 일본, 심지어 중국에도 밀리고 있다.

산업·상업을 천시한 조선 500년의 극심한 문치주의가 문민을 표방한 민주정부로 들어오면서 또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변호사, 공무원 ..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을 보면 500년 기술천시 DNA가 부활하는 것 아닌지 우려가 든다.

구한말 한반도를 침탈한 일본군은 1분에 5~6발을 사격할 수 있는 소총으로, 조선 의병은 1분에 한 발 쏘기 어려운 화승총으로 싸웠다. 결과는 의로운 명분과 고매한 철학에도 불구하고 학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살에 가까운 의병참패였다. 시대를 결정하는 것은 철학도 명분도 아닌 기술격차다.

이미 생산현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절박하다. 산업계의 ‘자율주행’을 도와주지 않으면 못 본 척이라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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