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에너지가 세종시 건설로 이어졌죠"
"그 때 에너지가 세종시 건설로 이어졌죠"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6.28 22:1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정수도 연기군 투쟁]<중>홍석하 전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연기군 대책위 상황실장
   홍석하 전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연기군 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당시 에너지가 모여서 세종시 건설로 이어졌다" 고 회고했다.

“다시 그렇게 투쟁을 하라고 하면 자신이 없습니다. 그 때는 열정과 사명감이 엄청난 일을 하게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그게 세종시 건설로 이어졌습니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신행정수도 추진 공약을 발표하면서 신행정수도 지속추진 연기군 비상대책위 상황실장을 맡아 실무를 담당하다가 수정안 발표 이후에는 신행정도시 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투쟁 일선에 섰던 홍석하씨(53)를 27일 오후에 만났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세종시에서 준비 중인 세종시 탄생과정기록 온 라인 전시관구축 최종 보고회에 참석하고 나서 ‘세종의 소리’를 찾았다.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전시 영상물을 제작해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업 데이트를 해나가면 세종시로 이주해온 주민들에게 과거 역사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과거 정치색을 가지고 덧칠했던 기록물 일색에서 객관성이 담보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속적인 업 데이트’를 단서로 달았다. 그는 “어떤 부분은 만족하지만 그렇지 않는 대목도 있었다” 며 “세종시 완성으로 가는 길은 지금도 진행형이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과 함께 (투쟁 역사를)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상황실장의 자료 수집 습관이 이번 전시물 제작에 기여했다는 말도 곁 들었다. 비상대책위원회 해산 후 마지막으로 남아 캐비넷을 정리하면서 집으로 옮겨 놓은 서류들이 소중하게 활용되었다는 말이었다.

“그 때는 연기군이라는 낙후된 소도시에서 지역 차원의 공분(公憤)이 있었고 저희들도 패기와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유대가 없었던 분들이 모여 잘 짜여진 조직처럼 운영됐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최상의 투쟁을 했습니다.”

2002년 12월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에 행정수도 건설 공약 이후 이듬해 12월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통과까지 이 공약은 순항을 거듭했다. 하지만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을 인용하여 위헌결정이 내려지면서 연기군민들은 처절한 투쟁의 역사를 쓰게 된다.

당시 홍 전 실장은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보상 문제 등 실질적으로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에 눈을 돌렸다가 수정안이 나오면서 투쟁 대열의 맨 앞에 나서게 된다.

   행정도시 사수를 외치며 투쟁의 대열에 앞 장 선 그는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는 말로 어려웠던 상황을 복기했다.

“신행정도시를 끌어온 놈이라고 해서 자원봉사 차원에서 보상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받도록 한 것이죠.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는 후하게 보상이 이뤄졌습니다.”

수용된 땅의 보상에는 비리와 횡령 등으로 사법처리를 몇 차례 거쳐야 마무리가 되곤 했다. 하지만 연기군에서는 전국적으로 귀감이 될 만큼 투명하게 일을 진행,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는 보상보다 힘든 건 정부의 약속 뒤집기였고 일부 주민들의 동조였다. “이게 과연 정부가 할 짓이냐”는 의문이 들었고 국가가 국민에게 한 공적인 약속을 저렇게 손 쉽게 뒤집을 수 있느냐는 회의를 이겨내기가 더 힘들었다.

“그런 부분이 더 분개하게 만들었습니다.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반드시 해야 하는 문제였고 그래서 국회 동의까지 얻었는데 하루 아침에 정책이 폐기되는 걸 보고 정말 분개하게 됐습니다.”

자발적으로 투쟁에 참여하다보니 일의 능률도 좋았고 스스로에게 새로운 발견도 가져왔다. 기자회견을 하고 성명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런 재주도 있었구나”하는 것도 느꼈고 전문가들과 대화를 통해 식견을, 그리고 공무원의 정책 입안과정과 국회 통과 모습을 통해 총체적인 학습의 장이 된 건 긍정적인 효과였다.

“원주민들이 조상대대로 살던 땅을 국가사업을 위해 내놓고 행정수도가 이뤄지도록 투쟁을 했다면 이주민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세종시의 미래에 투자했습니다. 또, 젊은 층들이 들어와 도시에 활력을 넣었다면 원주민들은 경험이 많은 분들로 구성됐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 데 어울려 도시 발전의 원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그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원, 이주민들이 함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화합을 가져오고 꺼내기 힘들었던 과제에 접근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말도 전했다.

수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와해 직전까지 갔던 대책위원회의 어려운 가운데 활동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며 “그 에너지가 오늘의 세종시를 만들었고 진행형으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임재한세종시 문화관광해설사 2017-07-04 09:27:37
세월이 무섭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을 넘기고 있으니
저도 풍물단을 이끌고 투쟁 한것이 생각나네요
그당시
고생 많이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