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은 좋은 데 실적이 없어서..."
"제품은 좋은 데 실적이 없어서..."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6.08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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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토빗물 침투 저류 시스템 개발한 최희용 대표의 간절한 바램
   황토 빗물 침투 저류시스템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최희용 대표는 실적이 없고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환경 시설이 외면당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어느 날 주식회사 클레이맥스 최희용 대표를 만났다. 답답한 마음이 앞서는지 망설이듯 하던 그가 끝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말 훌륭한 기술을 애써 개발했는데 실적이 없다거나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써주지를 않는다” 며 “더 안타까운 건 담당자들이 설명을 듣고서는 ‘제품은 좋다’고 평가하고서는 역시 같은 이유를 들어 거절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대학에서 건설재료 시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충북 제천에서 조립식 황토 빗물 침투 저류시스템을 개발, 영업활동을 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었다. 친환경 제품만을 고집해온 그는 물이 많을 때는 저장해두었다가 서서히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자연형 분산식 빗물 침투 시스템이 행정수도 세종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를 만나 함께 안타까워하면서 독자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 방재신기술(NET,국민안전처 2016-13호)인 ‘조립식 비시멘트계 투수 블록체를 이용한 침투형 저류시설’에 대해 알아보았다.

- 빗물 침투형 저류시설이 무엇입니까.

“ 나무의 뿌리 같은 것입니다. 빗물이 넘칠 때는 저장했다가 서서히 땅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설입니다. 지금은 비가 많이 오면 바로 도로 위로 넘치면서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흘러가지만 이 시설이 갖춰지면 도로 아래에 빗물이 모아져서 시간을 두고 땅으로 스며듭니다. 집중 호우시 침수 또는 홍수를 예방하며 가뭄 시에는 지하수 고갈을 방지하게 됩니다.”

- 그러면 귀사의 조립식 침투저류시설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조립식 침투 저류시설이란 마치 어린아이들 블록쌓기 놀이처럼 우수한 투수력을 가진 모듈형 블록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해당지역의 지형이나 토질에 맞춤형으로 용량결정 후 적층·시공하므로 현장에서의 양생시간 및 공사비를 절약하고, 강력한 내구성 블록으로서 별도 기초공사 없이도 다양한 형태로 확장시공 가능한 당사 고유의 방재신기술 적용 시스템입니다.

장점이라면 재난방재 시설 외에도 환경오염 저감시설로도 활용가능하며,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법률에도 비점오염 저감시설 계획 시, 당사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저영향 개발기법을 고려하도록 권장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대부분 자재를 사전에 생산해서 조립하게 되어 있어 공사비 절감과 함께 ‘저영향 개발기법’을 적용,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장점 가운데 ‘저영향 개발기법’이 들어있는데 쉽게 설명해달라.

“저영향 개발(Low Impact Development)은 개발사업 등으로 불투수층에서 발생하는 강우 유출수를 최소화하여 자연 상태의 물 순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이를 적용한 기술로는 자연의 침투저류를 통해 땅속 미생물로 환경을 정화하는 침투저류조, 투수성포장, 빗물호수공원, 수목저류, 식생수로, 침투화단 등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 그렇다면 경제성은 있는가.

“경제성에 있어서는 빗물 1톤을 저장 시 신기술 공법을 100이라 보았을 경우, 재래공법인 자갈에 유공관을 넣어 침투트렌치를 만드는 공법은 150이 소요됩니다. 또, 플라스틱 PE에 의한 침투저류조 공법은 125가 소요되지만, 비점오염저감시설 활용까지 고려하면 PE 장치형은 여재설치 등이 추가되므로 200이상으로 증가되어 더욱 차이가 발생합니다. 경제성에서 상당히 우수한 제품입니다.”

- 다른시설과 차이점은 뭐냐.

“앞서 경제성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만, 재료비나 시설비만으로 경제성을 논해선 안 됩니다. 최근 국고지원사업으로 LID기법을 적용한 물 순환 시범도시 건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존공법인 인공빗물호수나 식생수로 등 자연형 시설이나 장치형 등 일반적인 시설로 설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시설이 당장 공사비가 적을지는 몰라도 부지활용도 등도 경제성에 포함시켜야 하며, 사후관리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시설은 친환경 황토블록을 사용하여 지하에 매설해 합류식하수관 대체 시 토양박테리아를 통한 자연적인 악취방지시설로 활용도 가능합니다. 조립식으로 시공이 간편하고 입구에 설치된 전처리조에서 간단히 준설 및 청소가 가능하여 무엇보다 사후관리가 용이합니다.”

- 사후 관리가 용이하다고 했는데 다른시설은 어떤가.

“빗물재이용시설은 미세먼지, 황사 및 기타 오염물질들의 유입에 의해 빗물저류조에 모인 빗물의 오염 및 유해해충의 번식 등 실질적인 유지관리가 어려워 당초목적과 달리 빗물저류조의 기능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장치형 비점오염 저감시설에선 여재교체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등 형식적인 유지관리로 인해 기능이 상실되어 방치되는 등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 국고지원 시범사업으로 조성된 빗물 호수공원이 비가 오면 PET병 등 각종 쓰레기가 유입되고, 반대로 가뭄이 지속되면 고인물이 썩어 악취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준설 및 청소 등 막대한 유지관리 비용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세종시에 맞는 공법이 될 수 있는데 현재 공사는 어디에서 하고 있는가.

“당사에서는 세종시 국토연구원 신청사 건립시(2016년) 우수유출저감을 위해 조립식 빗물침투저류조를 51톤 시공하였습니다. 제천 청전근린공원에는 우수유출 저감을 위해 1,018톤 설치완료(주차장 밑, 산책로, 보도 밑에 시공됨)했으며, 현재 공장 소재지인 제천시 남해 오네뜨 아파트 공동주택 신축공사에 최초로 우수유출 저감을 위해 374톤 설치 중입니다. 서울시 빗물마을 조성사업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세종시에는 현재 6-4지구가 건설 중에 있으나 당사시설은 설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LH에서 설계가 진행 중인 6-3생활권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좋은 데 왜 업체에서 쓰지 않는가.

“안타까운 일입니다. LID설계가 많은 토지주택공사 현장 실무자는 물론 전문가로부터 관심과 대부분 좋은 시설이란 평가는 듣지만, 한결같이 실적이 우선이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금년도 상반기 구매조건부 신기술공모에 응모하였으나, 소방방재분야 응모분야 자체가 제한되는 등 시공사례가 전혀 없어 설계에 반영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부 시군 등 지자체의 경우도 서울시를 제외하면 물순환 조례가 없는 곳이 많아 실제 현장적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최근의 국지적 호우 및 지속적인 가뭄현상에 의한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국익차원에서 우수유출 저감용 ‘조립식 빗물침투저류 시설은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나, 아직 우리나라에선 여러법이 상호 상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의 재이용 관련법에선 저류조가 투수되면 안 되므로, 이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골프장에서는 연간 물 사용량의 40%를 저장하는 투수 되지 않는 재이용 물탱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침투저류를 통한 땅속 물 순환도 지구환경 측면에서 볼 때 물의 재이용이라는 개념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일본보다 먼저 구상하던 물이용법이 규제완화 정책에 밀려, 이제는 반대로 금년2월에 일본학자를 초청하여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실시한바 있습니다. 조속히 통합된 물 순환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영향개발(LID)은 국토보존을 위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선택이 아닌 필수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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