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민간임대 아파트 입주민 '전전긍긍'
세종시 민간임대 아파트 입주민 '전전긍긍'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6.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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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 확정분양가 논란, 서민들 주택마련 꿈 안고 불안감 내몰려
   2016년 분양했던 10년 민간임대 반곡동 5단지(리슈빌수자인)는 5년 후 확정분양가 공급을 들고 나왔다. <사진은 공사현장 모습>

<글 싣는 순서>

<상> 화약고 안고 있는 세종시 임대아파트

<중> 확정분양가 논란, 불안에 떠는 입주민들

<하> 공공임대 아파트, 제도 손질 이뤄질까

 

민간임대에서 관행화된 '확정분양가' 공급도 논란거리다.

원칙적으로는 위법 소지가 있지만, 건설사들이 관행적으로 실시하는 공급에 서민들은 주택마련이라는 꿈을 안고 불안감 속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민간임대는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를 납부하고 일정 기간을 거주한 후, 분양전환 받게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감정평가를 거쳐 분양전환금이 책정된다. 만약 분양전환 시점 주변시세가 급등할 경우 분양받은 사람은 더 높은 가격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확정분양가' 공급은 분양 전환 시점의 분양가를 미리 정한 뒤 입주 전까지 전환임대보증금, 매매예약금, 5년치 월세 선납금 명목으로 분양가를 납부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 방식으로 분양할 경우 시세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어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특히 아파트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세종시의 경우 인기 만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납부한 분양가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전환임대보증금을 제외한 매매예약금과 5년치 월세 선납분에 대한 반환 보증 규정이 없어서다. 건설사가 부도 위기에 처할 경우 납부한 일부 금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단 얘기다.

지난 2014년 분양한 호려울마을 9단지(773세대)와 새샘마을 2단지(1397세대, 이상 한양수자인)가 대표적 사례다. 10년 임대인 이 아파트는 '5년 후 확정분양가'로 공급했다.

입주민들은 총 분양가 2억 6200만원(84㎡기준) 중 매매예약금과 월세 선납금으로 1억 7600만원 가량을 납부하고, 입주 후 5년차에 분양대금 완납 후 소유권을 이전받게 된다. 결국 저렴한 전세집에 살다가 분양받는 셈이다.

하지만 건설사가 부도나는 경우 9천여만원의 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한 입주민은 "1억 7600만원짜리 전셋집에 살다가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장점에 계약하게 됐다"면서도 "선납금을 날리는 위험 부담이 있어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분양했던 10년 민간임대 반곡동 5단지(리슈빌수자인)도 5년 후 확정분양가 공급을 들고 나왔다. 다만 이 아파트는 '분양전환 예상 금액'을 제시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입주 예정자들은 실제 분양전환 시점에서 조건이 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주예정자는 "확정분양가 방식이지만 분양전환 시 금액이 변동될 수도 있다는 안내에 계약자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면서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분양전환가를 이행하는 확약서를 써달라는 서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이 같은 확정분양가 공급은 위법 소지가 있기도 하다. 리슈빌수자인 측에서 확정분양가를 문서화시키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건설사 관계자는 "법령 위반 등 여러 사안들이 결부되어 있어 계약서상에 확정분양가를 명시하지 못했다"면서도 "계약은 약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서민들은 주택마련이라는 꿈을 안고 불안감 속에 내몰리고 있다. 국토부 측은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원칙적으론 위법이지만 구두상으로 고지하는 것 자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는 "미리 분양전환 가격을 받았다면 그것 자체는 문제가 된다"면서도 "지자체를 통해 그렇게 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것은 아니고,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법령과 실제 사례가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확정분양가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책임을 시행사가 지고 있는 것이다.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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