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중앙공원에서 '모내기', 또다시 '논란'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모내기', 또다시 '논란'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5.26 2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 면적 유지냐 감소냐" 치열한 논쟁, '공생의 들' 제외하고 설계 진행 관측
   세종생태도시협의회은 27일 오전 10시 중앙공원 예정지 장남평야 일대<사진>에서 대대적인 손 모내기 체험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종시 중앙공원 예정지 장남평야에서의 '논 경작'이 모내기철을 맞이해 재차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논 경작에 대한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세종생태도시협의회(생태협) 측이 27일 오전 10시 대대적인 손 모내기 체험행사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생태협은 이날 모내기를 직접 체험하면서 금개구리 대체서식지인 '논 습지'의 소중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오래된 미래 세종의 '오픈 스페이스', '보물 1호' 장남뜰에서 금개구리와 장남뜰을 둘러보는 뜻깊은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내기 행사를 통해 논 면적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논 경작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중앙공원바로만들기 시민모임 및 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 측에선 즉각 반발하고 있는 상황.

행사 계획을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으로부터 전해들은 시민모임 관계자는 "금개구리를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금개구리에게 해가 될 논 경작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양 측이 논 경작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것은 중앙공원 2단계에 계획된 논 면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배경이 깔려있다.

그간 시민모임 측은 "금개구리를 다른 대체서식지로 이전하고 논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생태협은 "논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며 팽팽히 맞서 왔다. 논 경작이 중앙공원의 조성 방향을 가를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

지난 18일 행복청이 발표한 중앙공원 2단계 조성계획 최종안에는 논 면적이 상당부분 축소되어 반영됐다.

앞서 발표됐던 검토안과 비교하면 '생산의 대지'(공생의 들) 면적은 21만㎡ 규모로 동일하지만, 이중 논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대신 논 경작지와 경관작물, 체험 공간 등이 복합된 특색 있는 공간으로 변경됐다. 행복청은 논 경작지에서 기계영농을 금지하는 대신 '유기농'이나 '직파방식'의 영농을 추진할 방침이다.

논 경작 반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시민모임 측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한 셈이다.

   시민모임 측은 "금개구리를 다른 대체서식지로 이전하고 논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생태협은 "논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진은 중앙공원 예정지 장남평야 일대 전경>

하지만 최종안에 대해선 ‘논 경작지’ 규모를 놓고 양측 모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행복청에 따르면, 생태협은 논 면적을 지난해 말 검토안과 같이 21만㎡ 규모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작지의 총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반면, 시민모임 측에선 경작지를 없애야 한다는 게 원론적 입장이다.

공생의 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논 경작지 규모에선 여전히 의견차가 크다는 얘기다.

이달 내로 협의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내로 최종(안)을 도출할 계획이었던 행복청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실시설계를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곤혹스럽다"면서 "조만간 사업을 시행하는 LH와 만나서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행복청은 공생의 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설계를 먼저 진행한 후 공생의 들 면적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논 경작지 규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차후 반영하는 방안이다. 당초 2019년 하반기까지 조성이 마무리되었어야 할 사업이, 최소 1년여 이상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청은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거쳐 중앙공원 2단계 구역을 2018년 착공, 2020년 하반기 준공한다는 목표다.

한편, 올해 중앙공원 예정지 경작 면적은 지난해 31만 3천㎡에서 6만㎡가 줄어든 25만㎡ 규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