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국궁 '송무궁'을 아십니까
개량국궁 '송무궁'을 아십니까
  • 조병무
  • 승인 2012.11.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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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의 e-노트]활생산 금메달리스트 금곡 박도민 명인 이야기

개량국궁의 명인 박도민씨가 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효자 종목을 꼽으라면 양궁을 꼽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 활이 아님에도 세계를 석권한다는 것이 대단한 것임은 아마도 형태는 다르지만 우린 국궁의 신궁인 주몽의 활 솜씨를 이어받은 후손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TV중계 등 수많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익숙해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양궁이 국궁이 된 느낌이다. 글로벌 시대에 일어나는 흔한 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궁은 지금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2011년 최다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최종병기’에 등장한 활 제작자인 금곡 박도민(67세) 명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본다.

활과의 인연은

“저는 젊을 때 농기계 제작업을 한사람입니다.”
“어느 날 일을 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쳐 심한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허리뼈가 3개 붙어 있는 일명 꼽추로 볼 수 있을 정도까지 심한 상태였습니다.”
“백약이 무효인 상태에서 활을 쏴 보라는 권유를 받고 활과 인연을 맺었는데 신기하게도 씻은 듯이 통증이 없어지고 불편함이 없는 정상을 찾게 되었습니다. “
“이후 신비함을 풀어보고자 활을 연구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래서 나와 같이 허리가 아픈 분들을 위해 활을 만들어 주기 시작 했고 이러한 활 만들기에 빠져 살림도 잊고 활에 대한 연구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 분야의 명인이 되었고 우리나라의 활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활을 연구하여 생활에서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쏠 수 있도록 개량하다보니 유명세가 붙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많이 알아주어 드디어 집식구로부터 구박(?)을 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전통개량국궁 제궁사인 ‘松武弓’의 상호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서로(구: 비래동) 9번길 91 길가의 ‘송무궁’이라는 간판은 누가 보아도 예사롭지 않다. 한자가 어려운 젊은 세대는 더욱 그렇게 보인다. “특별한 계기가 없고 앞서 말한 대로 저는 나주에서 농기구 공장을 하다 아이들 공부 문제로 광주 송정리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여기에서 허리를 다치면서 활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활터를 찾았는데 그곳이 ‘송무정’이었습니다. 이것이 인연되어 ‘송무궁’이라고 했지요.”

각종 상패와 감사장, 자격증이 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벌써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초기 각궁만 있던 시절에 나 혼자 스스로 활에 미쳐 생계도 접어두고 전통 활을 누구나 손쉽게 쏘며 즐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 남의 손가락질도 감내하며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 시켜왔다.”며 지난 고난의 세월을 반추하는 그의 눈가엔 말없이 감내한 수많은 고통의 눈물이 맺힌다. 오랜 세월을 지내오며 쌓인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 준 감사패며 명인증명 패 특허관련 자료들이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송무궁 개량각궁의 장점은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입니다.
“전통각궁은 그 맛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일반사람들이 쏘기에 어렵고 불편합니다.
예를 들면 전통각궁은 기온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아 추운 겨울에는 굉장히 세지고 낮에는 물러집니다. 이러니 초보자나 일반인들은 보관 관리가 어렵지요. 이런 전통각궁의 약점을 보완하여 형태나 성능을 각궁에 근접,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니 자연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게 된 겁니다. 특히 쏘임 맛이 살아있어 제 활을 한번 잡아본 궁사들은 바로 단골이 되지요.” 이러한 개량작업의 효과는 국내는 물론 중국, 몽골 등에서도 찾아와 자기네 활도 개량 해달라고 부탁해서 지금은 외국 활의 개량작업에도 열중한다고 한다.

개량각궁의 제작 과정은

활의 주재료는 나무이다. 부수적으로 뿔, 카본, 그라스 화이바 등 약 30여 가지가 된다.  그리고 어떤 나무를 쓰느냐에 따라 활의 강도, 파괴력, 탄력, 충격흡수 등이 달라진다.  활 제작 기간은 활에 따라 1년에서부터 5일 정도 걸리는데 주로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송무궁’에서는 주재료로 대나무를 사용한다. 바닷가 해풍을 4년 이상 견디어낸 것으로 국내 삼천포와 보성에서 자란 것을 주로 사용한다. 이곳의 대나무를 주로 쓰는 이유는 충격이 적고 유연성이 뛰어나는 천연적인 특징이 있어 활을 만들면 기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엄격한 대나무의 선별은 박 名人만의 경험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표준제작 공정에 의한 건조, 재단,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탄성 실험과 활의 세기 측정을 거쳐 완벽함이 검증된 후에 고객의 손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는 현재 시장 점유율 70~80%로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한다.

개량각궁의 생산은 대전 유일의 ‘송무궁’을 비롯하여 광주, 인천 등 5곳 정도이다. 활의 가격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고 일반적으로 20여 만 원부터 시작되며 특별 주문은 그 내용에 따라 다르다. 초보자는 방문하여 상담을 하고 맞춤제작을 하는 것이 좋다. 돈보다 활 보급이 우선인 그는 가격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활을 좋아한다면 형편에 맞춰준다”는 말을 강조하는 그의 말은 역시 활에 미친 장인임에 틀림없다.

어떤 제품들이 생산되나

개량각궁 : 각궁에 사용되는 물소 뿔과 대나무, 카본 등으로 구성하여 제작된 활로서 충격이 적고, 유연함이 전통 각궁의 쏘임 맛을 느낄 수 있는 개량각궁이다. 활의 우수한 탄력 등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우기에는 5일에 1회 정도 점화하면 좋다.

인조각궁 : 물 소뿔 대신 인조각으로 제작되어 관리와 사용의 편의성을 좋게 하였으며, 개량각궁 보다 유연성은 떨어지나 제품이 견고한 장점이 있다.

죽궁 : 천연대나무를 사용하여 유연성이 각궁과 비슷하여 충격이 전혀 없으며, 자연소재인 대나무의 천연적인 무늬에서 고급스런 활의 품위가 느껴진다. 영축이 거의 없다.

카본궁 : 카본을 주 소재로 제작한 활이며 탄력과 유연성이 우수하고 성능이 뛰어나며 오랜 시간 성능이 유지되는 등 관리가 편한 것이 큰 장점이다.

수련궁 : 어린이나 초보자들이 기본자세를 익히거나 단거리 과녁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활의 세기가 약하면서도 견고하다.

기타 : [몽고활, 각궁 및 개량궁], [중국 청대활의 각궁 및 개량궁 / 길이 180㎝ 최대넓이 4㎝, 길이 160㎝ 최대넓이 4㎝]

활을 만드는 곳. 이곳에서 개량 국궁이 나오고 있다.
기술전수와 가업계승은

錦谷 朴道敏 名人은 충남 금산이 고향으로 7남매 중 둘째다. 활과 함께한 인생도 이젠 칠순을 바라보게 되면서 누군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1남 3녀 중 둘째딸 선미(37세)가 자청하여 아버지로부터 제작 비법을 이어 받고 있다. 미혼인 박 양은 이제는 활과 결혼 했다면서 다른 일엔 관심이 없다고 한다.

군부대, 기관 등 활 보급을 위해 수련궁을 제작 연 400~500정을 기증하는 박 명인. 최근 활에 대한 특강요청으로 쉴 틈이 별로 없다. ‘최종병기’에 등장한 활 제작자가 저라는 것이 소문이 난 이후 더욱 바빠졌다고 한다.

활쏘기가 건강에 어떤 점이 좋으냐는 질문에 활쏘기는 정적인 운동으로 장수운동중 하나라며 단전과 하체 운동이 필수라고 한다. 괄약근의 발달로 부부금실에는 최고라고 강조하며 활쏘기를 권장하는 박 명인. 초기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활과 함께한 인생이 “이제는 세계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보람을 갖는다.”며 이 기술을 딸에게 전수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주는 진지한 朴道敏 名人의 모습에서 참다운 장인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박도민 : 010-3603-9059, 042-622-0793
e-mail : pdm9059@hanmail.net
http:// www.smgung.co.kr  대전시 대덕구 비래서로 9번길 91

 
     
 
 

조병무, 경영학 박사, 경영지도사, 소상공인 진흥원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 대전상의 경영자문위원, 대전충남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한남대 겸임교수, 저서 : 허리를 굽혀야 돈을 줍는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이메일: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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