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정상적인 정치인은 없는가
특별시민’, 정상적인 정치인은 없는가
  • 강병호
  • 승인 2017.05.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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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영화 '특별시민'을 통해 본 정상적인 정치는 무엇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 덕분에 장미꽃 피는 계절에 대통령 선거를 어이없게 치르게 됐다. 영화 <특별시민>은 대통령 잘못 만난 국민들을 위해서 맞춤형으로 제작됐는지도 모른다. 제작 시기와 예상 개봉 시기를 보면 2012년 <광해>와 같이 12월 대선을 겨냥한 것 같은데 예상치 못했지만 적당한 시기에 개봉한 작품이다.

권력의지가 불을 뿜는 선거전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가 정치 참여 형 배우로 유명한 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 주연·감독의 <킹 메이커(2011)>다. 달변의 잘생긴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 후보 경선에서 연전연승하고 있다. 

모리스 주지사는 선거 캠프 스핀닥터(정치 홍보전문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창조적인 전략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는다. 이제 대통령 권좌가 곧 만져질 때, 대형사건이 터진다. 모리스 주지사가 선거 캠프 인턴 ‘몰리’를 임신시키고 상황은 스티븐이 통제할 수 없는 아수라장으로 들어간다.

영화 '특별시민'은 정치의 뒷면을 그려주면서 '정상적인 정치인은 없는가'란 화두를 던지고 있다.<사진은 영화 캡처한 장면>

정치와 선거를 주제로 한 콘텐츠 스토리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모두가 지지율, 당선이라는 눈에 보이는 목표를 향해 미쳐갈 때 냉정한 관찰자 시각에서 바라보는 정의의 캐릭터가 있다. 신예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은 이 문법을 잘 따르고 있다. <특별시민>에서 그 역할은 박경(심은경)이 맡는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이 한국 헌정 사상 최초로 3선 시장으로 도전하는 치열하고 비열한 선거전을 그린 영화다. 안에서 어떻게 굴러가건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사회에서 권력을 손에 넣는 방법은 역시 ‘선거’다. 변종구 곁에는 검사 출신 선거 기술자 심혁수(곽도원) 국회의원이 붙어있다. 이들 케미는 주로 경쟁 후보를 매수 하거나 시내에 싱크 홀이 꺼지는 것 같은 대형 재난 사태에 언론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사악한 동반자 관계다.

하지만 서울시장 변종구가 이전의 <내부자들>, <검사외전> 같은 영화의 정치인들 같이 일방적으로 범죄적이지는 않다. 변 시장은 전략적이며, 상황에 적절한 카리스마, 쓴 웃음이 나오는 귀여운 쇼맨십을 갖춘 복잡한 캐릭터다. 정치인으로 획일화된 캐릭터가 아니고 현실적이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 정치상황이 더 비참해 진다.

변종구 대항마로 출마한 야당 후보 양진주(라미란)와 고참 기자 정제이(문소리) 역시 박경에게 절망만 주는 캐릭터들이다. 양진주는 미국에 있는 아들까지 선거전에 끌어들이지만 그의 마약복용 혐의로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되고 후보 단일화를 위해 갖가지 음모를 꾸민다. 박경의 대학선배 정제이는 후배의 정보를 빼돌려 특종을 하고 변종구의 약점을 잡아 정치판에 들어간다. 정치판과 오십 보 백 보인 일부 언론의 자화상을 나타낸다.

차기대권을 꿈꾸지만 음주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람까지 죽인 변종구 시장, 그는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측근 심혁수까지 잔인하게 살해한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마지막에 클로즈업된 그의 정면 얼굴, 이 장면은 무엇이든 집어삼킬 것 같은 사람이 아닌 욕망의 화신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이 끝났다. 정말 정상적인 정치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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