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는 보수의 무덤인가
행복도시는 보수의 무덤인가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5.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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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구성원, 잇단 선거에서 진보정당 선택해 고착화돼
   평균연령 31.1세의 행복도시 유권자들은 잇단 선거에서 진보정당을 선택해 세종 신도시가 보수정당의 무덤이 되고 있다.<사진은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 모습>

행복도시는 보수정당의 무덤인가.

몇 차례 선거에서 진보성향을 보여 온 ‘행복도시’ 표심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보수의 무덤을 만들어냈다. ‘젊은 층=진보’의 등식이 행복도시에서 재차 확인되면서 이런 성향이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행복도시에서 보수정당 홍준표 후보는 7,620표로9.8%의 지지를 받아 전국 평균득표율 24%를 훨씬 하회했다. 문재인 당선자는 총 투표자 77,563명 가운데 57.5%인 44,631표, 안철수는 20.1%인 15,614표로 전국 평균보다 문재인은 17.5% 포인트 더 얻었고 안철수는 1.3% 포인트 낮았다.

정통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한자리 수 지지를 받은 곳은 호남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곳이다. 물론 세종시 전체를 합산하면 홍 후보는 두 자리 수인 15.2%를 얻었지만 신도시만 놓고 보면 세종시 속에 호남인 셈이다.

세종시가 신·구 도시가 공존, 도시형과 농촌형 투표가 함께 이뤄지면서 보수는 농촌지역, 진보는 도시지역에서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농촌지역으로 분류되는 읍면지역 가운데 소정면 24표, 전동면 3표를 보수 후보가 앞섰을뿐 전 지역에서 패했다. 행복도시에서 불기 시작한 진보성향이 농촌지역에까지 확산됐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읍면지역 중 유권자 32,584명으로 17.2%를 차지한 조치원읍의 경우 홍 후보는 21.5%를 득표, 문재인 후보(43.0%)는 물론 안철수(22.7%)에게도 뒤졌다. 전통적인 보수정당의 지지기반인 면지역도 전동, 소정면을 제외한 곳에서 문후보가 이겼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행복도시와 같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시 전체 판세를 보면 보수정당의 무덤은 다소 오래갈 것 같다. 오는 연말까지 세종시 인구가 현재보다 5만이 늘어 30만 명에 이를 것이고 대부분이 신도시에서 인구 증가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가 그렇다. 또, 몇 차례 선거에서 젊은 도시 행복도시의 선택은 진보, 또는 야당이었다는 점도 ‘보수의 무덤’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물론 변수는 있다.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서 시작돼 촉발요인이 다음 선거 때까지 지속되지 않고 이제는 야당이 된 보수정당이 향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정치지형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는 생물이고 민심은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세종시 전체 득표율은 문재인 50.9%, 홍준표 15.2%, 안철수 21.0%, 유승민 6.0%, 심상정 6.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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