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청, 바이모달트램 구입비 LH에 떠넘기나
행복청, 바이모달트램 구입비 LH에 떠넘기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4.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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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대 발주-2020년까지 12대 도입 공언, 토지조성 원가 인상요인 작용 우려
 행복청이 바이모달트램 구입비를 LH에 '떠넘기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가 시범 운행하고 있는 바이모달트램 모습, 세종시 제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바이모달트램 구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떠넘기기' 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비 확보가 아닌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LH의 대규모 예산 부담이 자칫 행복도시 토지조성 원가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충재 행복청장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그간 도입이 지지부진했던 '바이모달트램'을 행복청 독자적으로 발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우선 올해 말까지 4대를 발주하고, 2020년까지 모두 12대를 구입하겠다는 것. 또한 현재 운행 중인 CNG 하이브리드 버스를 2030년까지 전량 바이모달트램으로 교체하겠다고도 했다. 

바이모달트램은 세종시 대중교통중심축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교통수단. 탑승인원이 일반버스에 비해 2배에 달하는 100인승으로, 일명 땅위의 지하철로도 불린다.

그간 행복청이 바이모달트램 도입을 지속 추진해 왔지만,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날 계획은 단연 주목됐다. 특히 세종시의 시비 투입 없이 독자적으로 구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어서, 세종시로서도 환영할 만한 내용이었다.

문제는 재원확보 방안이다.

바이모달트램의 차량 단가는 대당 15억여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현재 운앵하고 있는 CNG 하이브리드 버스에 비해선 5배가 넘는 금액이기도 하다. 일단 올해 발주 금액 4대분만 하더라도 60억원. 2020년까지 도입할 12대분은 180억원에 이른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를 모두 교체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행복청은 구체적 재원확보 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일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도 "책임지고 도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세종의소리> 취재 결과 행복청은 LH에 구입비를 떠넘기려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행복청으로부터 바이모달트램 구입 검토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예산을 반영할 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행복청과 LH는 최근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되는 점은 LH가 구입비를 부담하는 대신, 행복도시 토지조성 원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특히 아직 개발되지 않은 5·6생활권 등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 변경을 통해 행복청이 LH의 토지 판매대금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토지를 매입하는 시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기재부를 설득해 국비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구입비를 LH에 부담시키는 것은 편법으로 보인다"며 "LH가 바이모달트램 구입비를 지원하는 대신 토지 판매대금에서 이를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비판했다.

 행복청은 최근 '바이모달트램'을 독자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행복도시 2030 광역대중교통 추진전략', 행복청 제공>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H가 토지 분양가를 인상하는 것이 아닌, 개발이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바이모달트램 구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복도시 건설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익금의 지역 재투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해찬(더민주당, 세종시) 의원실 측은 "LH가 타 사업지구(판교·별내지구)에서는 개발 이익의 일부를 재투자하는 협약서를 체결해 온 반면, 세종시에선 아무런 협약도 없다"면서 "개발이익 일부가 도시 자족성 및 정주환경 개선사업에 투입돼야 한다"고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한편, 이해찬 의원실이 지난해 LH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는 지난해 8월 기준 행복도시에 총 10조 7,422억원을 투자해 8조 6,872억원을 회수해 81%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투입된 금액 중 상당부분을 이미 회수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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