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1번 국도, '죽음의 도로' 되나
세종시 1번 국도, '죽음의 도로' 되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3.21 09: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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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교차로~주추지하차도~연기교차로' 11.7㎞ 구간, 사고 위험 높아
   지난 1월 10일 오전 11시 30분경 천안에서 대전방향으로 향하던 SUV 승용차가 1번 국도 주추지하차도를 통과하던 중 벽을 들이받아 운전자 A씨(남, 32)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지난 1월 10일 오전 11시 30분경 천안에서 대전방향으로 향하던 SUV 승용차가 '1번 국도' 주추지하차도를 통과하던 중 벽을 들이받아 운전자 A씨(남, 32)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와 CCTV를 토대로 추정한 주행속도는 시속 140km에 달했다.

지난 3월 13일 오전 8시경에는 학나래교를 달리던 이사짐 사다리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어 운전자 B씨(남, 29)가 숨지고 동승자 C씨(남, 30)가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6월 10일 오전 9시 30분경에는 주추지하차도 대전방향에서 1톤 화물차와 승용차가 추돌해 운전자들이 병원 신세를 졌다. 뒤에서 가던 화물차가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세종시를 관통하는 1번 국도는 왕복 6차로로 시원하게 뚫려 있는데다 신호교차로마저 없어 100km 이상 과속이 일상화되어 있다. <사진은 주추지하차도 내부 모습>

세종시 내부를 관통하는 '1번 국도'가 죽음의 도로가 되어가는 걸까.

1번 국도 대형교통사고가 심상치 않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함께 차량 통행이 부쩍 늘어난 데다 일상화된 과속이 교통사고 도미노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반적인 현장 점검과 함께 안전시설물을 대폭 보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1번 국도'는 대전 경계 지점인 금남면 남세종 IC 부근에서 천안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이중 잦은 사고로 악명 높은 구간은 신도시를 관통하는 '대평교차로~학나래교~사오리 지하차도~주추 지하차도~빗돌터널~연기교차로' 11.7㎞ 구간이다.

지난 2012년 10월 22일 개통한 이 도로의 규정 속도는 시속 80㎞. 하지만 현실은 시속 100km 이상 과속이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사망사고 당시처럼 시속 140km를 웃도는 속력으로 주변 차량을 위협하는 경우도 즐비하다.

도로가 왕복 6차로로 시원하게 뚫려 있는데다 신호교차로마저 없는 게 주요인이다. 과속하기에 안성맞춤인 셈. 이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과속단속카메라는 한솔동 인근과 아름동 끝자락 국제고 인근 등 두 곳이 전부다.

이에 따라 하나의 단속 카메라를 지나치면 다음 카메라까지는 곧바로 '레이싱'이 시작된다. 게다가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2.8㎞의 주추 지하차도는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폭주족들까지 종종 몰려들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는 게 시민들의 전언이다.

   지난 3월 13일 오전 8시경에는 학나래교를 달리던 이사짐 사다리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어 운전자 B씨(남, 29)가 숨지고 동승자 C씨(남, 30)가 중상을 입었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차량 진출입로가 많아 혼잡하다는 점도 문제다. 과속하는 차량과 천천히 진출입하는 차량이 서로 얽히다보니 접촉사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주추지하차도와 사오리 지하차도가 만나는 '새롬동 구간'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너비뜰교차로에서 내려오는 차량과 주행하는 차량, 그리고 새롬동으로 올라가는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오는 4월 7,481세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이 일대는 통행량 증가와 함께 사고 위험 또한 폭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곳은 지난 1월에 이어 3월 15일에도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나 한동안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1번 국도 교통사고만을 따로 집계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사고 위험이 높다는 데는 경찰 뿐 아니라 시민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 전체 교통사고 현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 수, 부상자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세종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는 교통사고 373건, 사망 22건, 부상 630건→ ▲2013년 441건, 20건, 736건→ ▲2014년 483건, 20건, 851건→ ▲2015년 535건, 19건, 886건→ ▲2016년 518건, 25건, 786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 부상 건수는 지난 2012년에 비해 각각 38.8%, 13.6%, 24.7% 증가했다.

   세종시 내부를 관통하는 '1번 국도'가 통행량 증가와 과속 일상화로 '죽음의 도로'가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첫마을 인근 방음터널 구간 모습>

지난해 말 국민안전처가 공개한 안전지수 등급에서도 세종시는 교통분야에서 5등급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이 같은 열악한 현실을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종시가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추진하는 만큼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 대책 마련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를 관리하는 세종시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추지하차도에 과속이 만연하고 있어 구간단속 카메라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선 유도등 ▲차선 명도도색 ▲'그루빙' 차선(도로 포장 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형성해 미끄럼을 방지하는 공법) 등도 도입해 사고 위험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첫마을에서 1번국도로 진입하는 구간을 비롯해 주요 도로 진출입로 등은 여전히 사고 위험이 높아 보다 면밀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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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kk;lk;l 2017-04-02 09:34:23
단속 카메라를 많이 설치 합시다.

최태호 2017-03-27 11:15:04
그렇군요.
항상 위험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박태우 2017-03-27 11:13:39
세종시는 전체가 도로망이 제일 문제입니다. 친환경적인 도로망 구축이라고는 하지만 차도보다 오히려 인도가 더 넓은곳도 만연해있고 사람과 차는 계속 증가하는데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고 터널은 너무 어둡고 진출입도로는 출퇴근시간이면 전쟁터입니다. 갈수록 차는 더 많아지는데 대책도 없고 답답하네요. 우선 좁은 도로를 확장하여 한차선은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고 터널과 신호체계는 동시신호로 좌회전차선과 직진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