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같은반 여고생 잇단 자살
대전 같은반 여고생 잇단 자살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1.1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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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잃고 상실·자책감 ··· 근거없는 루머에 고통받아

집단따돌림 겪다 자살한 학생 반의 반장
친구들에 '··· 미안하다' 쪽지 남기고 투신

집단 따돌림으로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한 여고생의 같은 학교 친구가 또다시 목숨을 끊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대전 서구 숨진 여고생의 학교모습.
지난해 12월 집단 따돌림으로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한 여고생의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3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1층 출입구 지붕에 A(17) 양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양은 지난해 12월 2일 대전 서구 내동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린 B(17) 양과 같은 반 친구이자 반장이었다. 당시 A 양은 집단 따돌림으로 고민하던 B 양을 데리고 담임교사를 같이 찾아 가기도 했지만 B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친구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숨진 A 양은 이날 방학중 방과후 수업이 시작되는 학교에는 감기로 못나간다고 연락하고 집에는 학교에 간다며 나와서 친구 2명을 만났고 친구들과 헤어질 무렵 쪽지를 주고 ‘9시쯤에 펼쳐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들은 ‘사랑한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쪽지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A 양을 찾아 갔지만 이미 현장에는 구급차 등이 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의 죽음에 경찰과 교육청 등 관계 당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A 양은 B 양의 죽음 이후 교육청 산하 청소년상담센터인 ‘Wee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받으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먼저 숨진 B 양 부모의 재조사 요구를 받고 조사를 진행 중이던 대전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A 양도 조사를 받았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A 양을 조사한 조사관도 ‘A 양이 담담히 응했다’고 했다”며 “학생들이 혹시 모를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부모님과 함께 학교 도서관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부모님들에게 ‘사실 확인’ 차원이라고 설명하는 등 충분히 배려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조사 결과를 정리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혐의가 있어서 입건되거나 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해 사실상 경찰 수사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감은 없었음을 설명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여전히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근거 없는 얘기들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빚어낸 안타까운 일 같다”며 “A 양이 숨지자 또 인터넷에서 근거 없는 얘기들이 퍼지고 있는 것 같은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제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A 양의 사망 소식에 이날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는 먼저 숨진 B 양과 함께 A 양을 추모하며 안타까워하는 글들이 이어졌으며 한 누리꾼은 “결국 어른들 잘못이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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