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반드시 세종시로 옮겨야..."
"국회 반드시 세종시로 옮겨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3.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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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경필 경기지사, "행정수도 세종시, 지방분권 출발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청와대, 국회의 세종시로 이전이 국가 균형발전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52)가 세종시 수도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1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국회에서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과 대검 등을 세종시로 완전하게 이전하자”고 주장한데 이어 지난 달 21일 조치원읍에서 열린 바른정당 세종시당 창당대회에서도 역시 같은 맥락의 인사말로 창당을 축하해 관심을 끌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와 크게 보면 수도 위치를 두고 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는 경기도정의 책임자라는 점에서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이 달 중순 서면질의를 요청했고 중간에 한차례 확인을 통해 26일 답변이 왔다.

잘 정리된 답변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핵심이었다. 대선 출마 선언으로 국가 경영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국정 철학이 ‘행정수도=세종시’를 전제로 한 답변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는 ‘비대해진 중앙권력’, 권력집중과 부패‘,’패권정치와 협치‘, 상생발전’, ‘시대정신’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세종시가 수도가 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처럼’이라는 말도 곁들어 협치(協治)와 일자리 창출, 공유적 시장 경제를 달성한 도정의 역점사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요약형태로 보내온 답변을 대화체로 풀어서 기사를 작성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대목에는 질문을 추가했다. 다음은 남 지사와 일문일답이다.

- 정치·행정 수도로써 세종시의 완성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권력과 부의 독점이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고 있다. 권력이 집중되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이번 국정 농단사건도 중앙권력이 만들어 낸 참사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방하는 길은 바로 권력과 부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청와대와 재벌, 검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만들고 서울에 몰려있는 권력과 부를 전국으로 흩어 놓아야 한다. 그 출발점이 정치·행정 수도, 세종시의 완성이다.”

- 단순히 세종시로 수도 이전이 부패 방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에 여·야, 보수·진보가 있을 수 없다. 행정 수도 이전은 보수와 진보 등 진영 논리를 초월해 대한민국 리빌딩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하는 길이다.”

- 세종시에 정부 기관이 들어선 이후 알고 있는 비효율을 얘기하고 세종시가 수도로서 기능을 하게 되면 이런 비효율이 어떻게 해소될지 말씀해달라.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수도권 인구 집중에 따른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 국민의 60%가 수도권에 사는 시대는 결코 수도권 국민 뿐만아니라 전국민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수도 이전은 기득권 구조를 깨는 의미가 있다. 고도 비만증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와대, 국회, 대법원, 대검 등을 세종시로 옮겨 미래 비전을 바로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남 지사는 세종시의 행정, 정치 수도론을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공약을 하는 등 정치 철학으로 삼고 있다.<사진은 바른정당 세종시당 창당대회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을 프리젠테이션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 이춘희 세종시장은 남지사의 생각에 ‘대환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반겼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발표한 세종시에 대한 입장이 향후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국민의 70% 이상이 수도권 집중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약 50%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회와 청와대 이전을 공감하고 있다. 책임있는 리더는 다가올 위기를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 앞서도 한차례 얘기했지만 국토 균형발전이 곧 국익을 위하는 것이다. 여기에 출발점이 바로 정치·행정 수도로서 세종시의 완성이 되고 있다.”

- 행정수도 이전 효과를 좀 더 설명한다면...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집중된 권력과 부의 분리다. 권력과 부가 모이면 사람도 모이게 된다. 그래서 국토 균형발전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헌법기관이 나눠져 있는 데 따른 비효율성이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세종시로 모두가 가는 것이다. 지금 청부 세종청사를 서울로 되돌아 오게 하는 건 불가능한 게 아닌가.”

- 이해찬 세종시 국회의원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지역민들과 약속을 했다. 동참의사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

“(분원설치를 골자로 한)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저는 반대한다. 세종시에 국회분원 설치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겨 세종시를 정치와 행정 수도로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거듭 말하지만 분원 설치는 애매한 위상을 갖게 돼 세종시 미래발전전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경기도지사 입장에서만 보면 수도권 집중에 따른 반대급부가 경기지역에 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다. 세종시 완성으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으로 지역의 이익과 충돌은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지역 이익에 국한해서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권력과 부, 권한의 공유는 시대정신이다. 이제는 의회와 정부, 중앙과 지방정부, 중앙정부와 지방의회가 서로 권력과 권한을 분산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중앙의 권력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을 하고 지방에서는 자체 역량을 늘려야 한다.”

- 세종시와 경기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수도 이전은 인구집중에서 오는 폐해를 막고 대한민국이 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사명감에서 나온 주장이다. 그런 차원에서 수도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서울과 수도권은 경제수도, 세종시는 정치·행정 수도, 그리고 통일 이후 평양은 문화와 역사의 수도가 될 수 있다. 이것보다 더 좋은 상생방안은 있을 수 없다.”

- 세종시민들이 호감을 갖고 있다. 한 말씀 해 달라.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을 가장 먼저 꺼낸 사람이 바로 저 남경필이다. 세종시가 우리나라 제2의 수도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세종시를 통해 균형발전을 이루고 정치에서 협치를 통해 나라를 근사하고 편하게 만들겠다.”

   지난해 6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부천시 소재 A아파트를 방문해 노후 상수도관 녹수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출처: 경기도청 홈 페이지>

 

 

-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 충청권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정치를 확 바꾸겠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리더 십을 원하고 있다. 저는 패권정치 안하고 여·야를 모두 아우르고 협력하는 정치를 하겠다. 도정을 책임지면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문제에 대해 피부로 느끼며 고민을 해왔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실제로 추진을 해왔다. 경기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겠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은.
“경기도에서 협치의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연정으로 정치 안정을 이루고 그 결과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다. 예산 안의 법정 기일 이전 의결이라든가 공공기간 경영합리화 추진 등으로 ‘경기도처럼’이라는 말이 나왔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권에서는 연정을 제안한다. 연정은 대한민국 정치 변화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철인같은 지도자 한 사람이 세상을 이끌던 시대는 끝났다. 함께 나누고 협력하고 혁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경기 용인에서 출생해 경복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1990년부터 약 2년 간 경인일보에 근무했다. 이후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1998년 15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들어와 19대까지 내리 5선을 했다. 2010년 국회 외통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거쳐 2014년에 민선 6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지난 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입당 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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