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팔정을 아시는지요
금강팔정을 아시는지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2.24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강 줄기따라 세종시 관내에 아름다운 정자 8개 자리잡아

   '금강팔정'의 시작이 되는 '금락정', 2000년을 시작하는 새천년 기념사업으로 금남면에서 만들었다.
‘금강팔정’(錦江八亭)을 아십니까.

부강에서 금강 수목원에 이르는 ‘비단 강’ 변에 운치를 더해주는 아름다운 정자 8개가 자리 잡고 있다. ‘금강 팔정’이라 불리면서 세종의 행복도시를 찾는 방문객과 이주해온 신도시 주민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부각하고 있다.

금강 팔정은 행정구역상 금남면이지만 부강면 소재지 건너편에 있는 금락정(錦樂亭)을 시작으로 금강 물줄기를 따라 공주 쪽으로 내려오면서 주로 빼어난 경치, 또는 수로 교통의 요지였던 옛 나루터에 8개가 위치하고 있다.

합강정(合江亭), 제산정(霽山亭), 반곡정(盤谷亭), 독락정(獨樂亭), 한솔정, 한림정(寒林亭), 창연정(蒼硏亭)이 충청의 젖줄 금강 물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중 독락정과 제산정, 한림정은 조선 초기에 건립돼 빼어난 경관과 함께 역사성을 자랑하고 있다. 나머지 5개 정자는 세종시 건설과 함께 건립되었거나 충남도에서 만들어 ‘8’(八)자가 주는 완성도를 갖추었다.

금강팔정은 세종시 건설과 함께 급조된 용어가 아니다.
예부터 금강 변에 위치한 정자를 일컫는 ‘오강팔정’(五江八亭)이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삼강(三江)과 오정(五亭)이 행정구역상 세종시에 있었다.

삼강은 동진 나루가 있는 미호천 일부인 오강(吳江), 금강, 그리고 부강 옆을 흐르는 초강(楚江)을 얘기한다. 또, 오정(五亭)은 합강정, 독락정, 한림정, 탁금정(濯錦亭), 금벽정(錦碧亭)으로 이 가운데 ‘비단을 빨아서 널어놓은 듯이 아름답다’는 탁금정은 없어졌다. 금남면 금암리에 있었던 정자다.

‘금강팔정’에 얽힌 사연도 많다.
2000년 3월에 만들어진 ‘금락정’은 새천년을 기념하여 벚꽃 십리길 조성과 함께 금남면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무게감을 물씬 풍기는 현판은 금천리에 사는 한학자 김재국 옹(76)이 썼다. 단단한 은행나무를 이용했다.

   합강정과 제산정 현판, 합강정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글씨다.

합강정은 말썽 많았던 이명박 정부 시행했던 ‘4대강 사업’의 부산물이다. 2011년 당시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건립자로 이름이 올라있다. 현판 글씨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써서 보내왔다. 그게 지금은 훼손될까봐 CCTV로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금석지감(今昔之感)이고 권력무상(權力無想)을 느끼게 한다.

구한말 시국이 어수선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산정(霽山亭)은 70년 후인 1988년에 중수(重修)됐다. 정면 4칸, 측면 2칸에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팔작(八作)지붕으로 청기와를 얹었다. ‘제산유고’를 쓴 임헌두가 건립했다.

세종시 정자 중 압권은 ‘독락정’이다.
고려말 충신 임난수 장군의 후손임 임목이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금강 변 양지바른 곳에 정자를 짓고 음풍명월(吟諷明月)로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을 살았다. 지금도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날렵한 지붕에다 화려한 단청은 천년을 지나도 향기를 잃지 않는 오동나무를 연상케 한다.

이충재 행복청장이 건립한 반곡정과 심대평 충남도시자 당시 만들어진 창연정, 그리고 LH에서 만든 한솔정 등은 저마다 각각의 조형미를 자랑하면서 금강 물줄기에 맛과 멋을 더해주고 있다.

임재한 세종시 문화해설사는 “금강 팔정을 내방객들에게 모두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독락정이라든가 제산정 등은 세종시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 행복도시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금강팔정을 더 많이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세종시의원으로 김호걸 당시 국립박물관 학예연구사와 함께 금강팔정을 조사했던 진영은 전 의원은 “조선 말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금강 변에 새로운 정자가 건립됐고 행복도시가 건설로 5개가 더 들어서 체계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며 “세종시의 잠재적 자원으로써 금강 팔경에 스토리 텔링을 만들어 관광 상품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금강팔정은 세종시 관내를 흐르는 금강 물줄기를 따라 자리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