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다시는 오지 마십시오"
"세종시에 다시는 오지 마십시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7.02.08 11: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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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세종시 탐방한 정운찬 전 총리, "쓸데 없는 말만..."

   세종시 기자들과 만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소신임을 내세워 행복도시 건설을 부정하는 등 지역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으로 주민들을 또다시 분노케 했다.
“그 사람 왜 왔지?”
“그런 얘기하려면 안 오는 게 낫지.”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방문에 대한 세종시 원주민들의 반응이었다. ‘매향노’(賣鄕奴), ‘MB의 앞잡이’,‘수정안의 주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여전한 가운데 그는 지역 여론과는 동떨어진 소신(?)만 잔뜩 토해놓고 세종시를 거쳐 갔다.

7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정 전 총리는 “수도가 두 곳으로 나눠져서는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투표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기관 이전이 완료된 시점에도 ‘국민투표’ 운운하면서 기업도시를 또다시 강변했다. 다음날 CBS 김현정 쇼에 출연한 그는 한술 더 떴다. “세종시 원주민들이 당시 기업도시로 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는 것이다.

원주민 누구를 만났는지 모르지만 수정안 저지 투쟁 당시 찬성편에 섰던 인사들을 사람 취급도 안하는 게 주민들의 분위기다. 세월이 한참 흘렀지만 “그 사람 정운찬 편에 서서 독일 갔다 온 사람”이라며 여전히 손가락질 해대고 있다. 주홍 글씨가 되었다는 얘기다.

정 전 총리는 또, 원 도시와 신도시 간에 불균형을 들어 기업도시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궁색하기 짝이 없다. 불균형 문제는 사실이다. 하지만 극복해야할 과제이지 그게 행정기관 이전의 정당성을 훼손시킬 사안은 아니다. 그야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다.

세종시는 이 문제만 다루는 균형발전국을 만들고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를 통해 원 도심 개발에 행정력을 쏟아 붓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한번 스쳐간 정 전총리보다 행정 당국에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걸 수정안 제안 7년이 지난 시점에 자기 주장의 정당성 부여 수단으로 끌어온다는 건 치졸하기 짝이 없는 논리의 비약이다.

사실 정 전 총리가 개헌을 통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을 해도 달라질 상황은 크게 없다. 이미 유력 대선주자들이 비효율 극복을 위해 세종시 쪽으로 수도가 와야 된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건 단 한 가지 이유다. 늦었지만 우리가 옳았다는 걸 확인하는 자기 위안 때문이다.

   김중규 대표기자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원주민들이 지금이라도 당사자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이다.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때문에 고생한 주민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기대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거부했고 소신으로 포장한 기업도시만 외치고 떠나갔다.

기자들과 약 40여 분 간 대화에서 그는 특유의 애매모호 화법으로 넘어갔다. 행정수도에 대한 소신 변화 여부 질문에 ‘국민투표’로 빠져 나갔다. 재차 질문에 소신임을 강조하면서 “서울로 다시 되돌려야 한다”고 마지못해 답변했다.

항변할 가치도 없지만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출향인사여서 꼭 한마디 하고 싶다. 주장이든 소신은 마음대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면 그게 적어도 대중 속에 파고드는 시대정신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정 전 총리 일정표 제목은 ‘세종시 탐방 일정’이었다. 제목대로 그는 하루동안 세종시를 ‘탐방’하고 지나갔다. 많은 말도 토해냈다. 말은 많았지만 공감은 없었다. 지역민들은 “그러려면 다시는 오지 말아라”고 반응했다. 시대정신도, 합리성도, 설득력도 없는 궤변만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님! 세종시에 다시는 오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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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2017-02-14 23:29:38
운찬이를 정신병원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