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멀리보고 미국 유학보내야
일선학교, 멀리보고 미국 유학보내야
  • 이가희
  • 승인 2012.10.2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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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희의 내사랑 교육]미국 대학...AP, GPA는 학생의 학업 능력 평가 기준

 
미국대학, 특히 아이비리그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AP(Advanced Placement) 몇 과목을 준비한다. AP는 대학의 교양과목을 고등학교에서 먼저 수강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민족사관고와 대원외고, 한영외고, 서울외고 등 외국어 고등학교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등에서 상시 또는 방학특강 등의 형태로 AP가 개설되어 있다.

혹시 AP가 개설되어 있지 않는 학교에 다녀 이 강좌가 개설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독학으로 공부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공부해본 학생들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AP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학교의 학생들 역시 ETS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러야 학점을 딸 수 있다. AP는 SAT와 달리 1년에 한 번, 5월 둘째 주 부터 넷째 주 사이에 시험이 치러진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AP는 미국 대학 사정 할 때 직접적인 평가 항목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모든 고등학교에 AP강좌가 개설되어 있지 않은데다 AP자체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AP강좌를 수강하고 또 그 학점이 우수한 지원자는 자신의 성실성과 수업 능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AP 각 과목은 대학 학점과 마찬가지로 5.0만점인데 3.0이상을 받을 수 있다면 대학에 진학해서도 그 학점을 인정하며 그 과목을 다시 수강하지 않아도 된다.

AP가 입학 사정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몇 과목 정도는 이수해 놓는 것이 좋다. 미국의 대학은 특히 1, 2학년 때 이수해야 할 과목이 많은데, 전혀 낯선 세계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은 유학생의 경우 이 강좌를 미리 수강한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 할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2학년을 마치면서 전공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대학도 마찬가지인데, 대학 1, 2학년 때 배우는 교양 과목들은 고교 과정에서 수강한 AP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리 생물학을 수강해서 학점을 따놓은 경우 대학에서는 수업의 난이도를 높여서 수강할 수 있으며, 필수 교양과정을 학점으로 인정받아 면제받거나 좀 더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도 있다.

필자의 딸도 AP과목을 11개 과목의 학점을 땄기 때문에 대학에서 난이도가 높은 과목으로 수업을 할 수 있었으며 3학년 때 조기 졸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안내문이 하버드대학으로부터 날아오기도 했던 것을 기억한다.

또한 미리 AP과목을 많이 신청하여 대학에 진학한 덕으로 학문의 질이 높은 교수들의 수업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경제학 학사와 통계학 석사 학위 두 개를 동시에 취득 할 수 있었다. 이처럼 AP는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과목을 공부 할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해서 학점을 따놓은 것이 좋다.

내신 성적(GPA: Grade Point Average)은 대학에 따라 2학년(11, 12 학년)또는 3년(10, 11, 12학년)간의 내신 성적을 요구한다. SAT와 AP, 거기에 강의를 무리 없게 따라 갈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까지 갖추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내신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이중의 어려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SAT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의 GPA가 2.0 이니 3.0(우리나라로 말하면 미나 양에 해당)밖에 안 된다면 대학 측에서 이 학생의 수학능력이나 학교생활 충실도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가능하면 모든 수업을 영어로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의 과목은 한국어로 수업을 받아도 AP나 SAT2 시험을 준비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GPA가 우수할 것이 분명하므로 내신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내신을 둘러싼 씁쓸한 이야기도 들린다. 2004년도 연세대 수시 지원한 학생들 73명 모두가 내신 성적에서 수를 받았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내신 부풀리기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학에 지원하는 대다수의 학생과는 달리 외국으로 유학 가려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경쟁을 하지 않는다.

그런 때문인지 학교 측에서 유학생의 내신 성적을 올려주는 선처(?)를 베풀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 국 대학 측에서 내신 부풀리기를 눈치 채고 우리나라 유학생들에게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예일 대학 입학 관리처에서 “우리는 ETS 주관의 객관적인 시험 점수만을 신뢰한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 주는 예다. 의심의 눈초리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당장 눈앞의 결과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외국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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