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 명절, 책 한권으로 힐링하세요
즐거운 설 명절, 책 한권으로 힐링하세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1.26 1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세종도서관 사서 추천 도서 중 연휴 필독 도서 선별, "책과 함께 고향으로"

이번 설 명절은 4일간의 연휴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꽉 막힌 귀성길은 으레 무료하다. 차 안에서 지루할 때 한 권의 책을 손에 들어보자.

연휴 때 읽을 만한 책들을 국립세종도서관 사서추천 자료 중 골라봤다.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평상시 아이들과 함께 읽을만한 도서를 어린이, 청소년, 일반인 등 연령대별로 각각 두 권씩 소개한다. 설명은 사서의 추천 글을 인용했다. <편집자 주>

 국립세종도서관 사서추천 자료 중 설 연휴 때 읽을 만한 책들 <사진 왼쪽부터 '행복을 나르는 버스', '소크라테스의 변명', '완벽한 인생'>
▒행복을 나르는 버스 (어린이 추천도서)
매주 일요일, 어린 주인공 시제이는 할머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버스에서 내린 후 허름한 골목길을 걸어가는 이 나들이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2016 뉴베리 상과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이 그림책은 시제이와 할머니의 잔잔한 대화, 알록달록한 그림을 통해, 독자들이 마음의 눈을 열어 일상 속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끈다. 또한, 시각 장애인 아저씨, 머리에 보자기를 두른 할머니 등 버스 탑승객들의 다양한 나이, 성별, 인종, 외모는 다양성의 가치를 보여준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그림에 숨겨진 비밀은 할머니가 매주 시제이를 데리고 가던 나들이가 알고 보니 무료 급식소 봉사를 가는 길이었다는 것. 작가는 시제이의 할머니를 통해 ‘행복’과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편견 없이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뜻함이 필요한 계절, ‘행복을 나르는 버스’를 통해 아이와 함께 이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 “시제이는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물었어요. ”왜 여기는 맨날 이렇게 지저분해요?“ 할머니가 빙긋 웃더니 하늘을 가리켰어요. ”시제이, 저길 보렴.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나 있단다. 늘 무심코 지나치다 보니 알아보지 못할 뿐이야.“ 시제이는 무료 급식소 위로 둥글게 솟아오른 무지개를 보았어요. 시제이는 늘 생각도 못한 곳에서 아름다운 것을 찾아내는 할머니가 신기했어요.” (23쪽)

▒소크라테스의 변명 (청소년 추천도서)
기원전 399년, 고대 그리스의 대표 사상가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믿지 않으며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고소를 당한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죄목에 대해 고소인들과 배심원들 앞에서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며 무죄를 주장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고 끝내 사형당하고 만다. 그 재판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 책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오늘날 가장 널리 읽히는 고전 가운데 하나이며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어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추천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고전을 처음 읽는 독자를 위해 원문을 가려 뽑고 쉬운 말로 번역하여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인물, 사건, 용어 등에 설명을 보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읽지는 못하는 것이 고전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고전을 읽는 누군가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 책 속 한 문장 ☞ “인간들이여, 너희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의 지혜란 실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깨달은 사람이니라.” (55쪽)

▒완벽한 인생 (일반인 추천도서)
한국시리즈 7차전을 끝으로 은퇴를 앞둔 투수 우태진에게 느닷없이 경찰이 찾아온다. 강남 한복판의 은행 무장 강도가 내건 협상 조건은 태진이 선발투수로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 태진이 한 회를 막아낼 때마다 인질 세 명을 풀어주지만, 그가 경기를 포기하는 순간 누군가가 죽는다. 한 때 천재 투수로 이름 날리며 강속구만을 고집하던 태진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자만이 던질 수 있다는 너클 볼을 던질 때, 지난 몇 년간 해내지 못했던 아웃카운트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경기장은 흥분으로 가득 차는데…. 은행 강도와 경찰, 투수 우태진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4년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이동원은 한국인이 열광하는 야구를 주제로 완벽한 인생에 관해 이야기한다. 슈퍼스타가 퇴물로 전락하기까지 전혀 완벽한 인생이라 할 수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면서 제목의 아이러니가 더 도드라진다. 저마다의 사연이 우리네 인생과 닮아있음을 느끼며 저자가 전하는 인생 이야기에 빠져 봐도 좋겠다.

■책 속 한 문장 ☞ “마운드가 무덤처럼 보이는 이들,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평가받는 투수들, 스스로에게 더 이상 어떠한 가능성도 찾을 수 없는 선수들이 야구가 더 하고 싶어 던지는 공이 너클볼이다.”(76쪽)

 국립세종도서관 사서추천 자료 중 설 연휴 때 읽을 만한 책들 <사진 왼쪽부터 '나는 오늘 왕이 되었어요',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나는 오늘 왕이 되었어요 (어린이 추천도서)
다른 친구들보다 ‘생각주머니’가 조금 작은 햇살초등학교 사랑반 친구들을 소개한다. ‘네’라고 대답만하는 아란이, 오른팔에 힘이 없는 초롬이, 몸의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늘찬이, 조금은 달라도 늘 유쾌한 가온이, 아이처럼 짜증만 부리는 예님이 누나,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만 돌아다니는 마음이가 주인공이다.

가지각색 제멋대로인 사랑반 친구들에게 어느 날 박물관 선생님들이 조선시대 왕실 옷을 들고 찾아온다. 사랑반 친구들은 자적용포를 입고 왕세자가 되고, 당저고리를 입고 공주도 되고, 면복과 적의를 입고 근엄한 왕과 우아한 왕비의 모습이 되어본다. 옛 궁궐을 연상하며 아름답고 화려한 조선 왕실 복장에 맞춰 생각주머니도 덩달아 커진 사랑반 친구들의 모습이 따뜻한 마음의 날개를 펼치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 “멋진 옷을 입으니 생각주머니도 아주아주 커진 기분이 들었어요. 백성들은 너그럽고 슬기로운 나, 마음대왕을 존경한대요.”(27쪽)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청소년 추천도서)
‘하이힐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한국에는 진짜 바게트가 없다? 파스타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중국이 본고장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하나씩 생길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하이힐’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는 우리 주변의 사물들, 단어의 유래를 소개하며 그 안에 숨어있는 새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혼여행을 뜻하는 단어 ‘허니문’은 그 단어의 유래가 전혀 달콤하지 않으며, 샌드위치는 도박을 좋아했던 어느 귀족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60여개의 단어들을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순서에 맞춰 재배열해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역사적 흐름을 짚어준다.

이 세상 어느 단어도 이유 없이 생기지 않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단어는 모두 고유한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어렵다고 생각했던 청소년들이 쉽고 편안하게 역사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 속 한 문장 ☞ “언어에도 생명이 있어요, 언어는 중요한 문화의 일부이면서 ‘사고의 집’인 만큼 함부로 만들어내서는 안 됩니다.” (268쪽)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일반인 추천도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격언이 전쟁터만큼 절실한 장소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쟁을 통해 우리 일상에 깊이 들어온 먹거리를 살펴본다. 수많은 전쟁사가 기록하듯이 필요에 의해 새로 개발되거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게 전혀 다른 가치를 인정받은 많은 음식이 있음을 알려준다. 음식으로 취급받지도 못하던 식재료가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에서 빛을 발해 생존을 이어가게 하기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건빵, 부대찌개, 카레, 콩밥, 퐁뒤, 초콜릿, 상추, 팝콘 등의 음식이 전쟁과 얽히게 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그런 음식들의 변화과정에서 우리는 국민들의 단결이 국난극복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부대찌개의 유행은 부끄러운 역사의 잔재가 아닌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자랑스러운 증거물이다. 퐁뒤는 스위스 사람들의 전쟁이라는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결력의 상징이다. 이처럼 음식 하나로도 전쟁의 승패, 국가적 위기에 대한 대처가 달라질 수 있다면, 우리 역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했을 때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책 속 한 문장 ☞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물리적인 전쟁뿐 아니라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생존한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살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에서도 그런 노력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427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