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예술의 창조성이 과학보다 먼저 미래를 예측한다.
2013년 개봉한‘엘리시움’은 국내에서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포스트 휴먼 시대를 예측한 영화다. 2054년 지구인들은 완전히 두 개 공간으로 나누어 살게 된다. ‘엘리시움’이라 불리는 지구 상공 우주 정거장에서 사는 1%의 상류층, 파괴된 환경의 지구에서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 받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99% 인류. ‘엘리시움’은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필적하는 ‘본(Bourne)’시리즈의 주인공 Matt Damon, ‘택시 드라이버(1976)’, ‘피고인(1988)’, ‘양들의 침묵(1991)’으로 유명하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Jodie Foster가 열연한다.
공업 생산력의 발전, 농촌 몰락과 빈민화, 19세기 초 서구에서 시작된 산업혁명과 그로 말미암은 계급투쟁과 사회갈등을 과학적 사회주의로 해석하고 나아가 인류역사를 유물론적 변증법으로 해석한 학자, 혁명가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는 지난 100여년 한쪽에서는 괴물, 악마로 또 다른 세계에서는 예수와 같은 성인(聖人)으로 숭배하는 인물이다.
마르크스주의에서 소외(Alienation, Entfremdung)는 노동가치설, 생산력-생산관계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개념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자기의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아서 생계를 꾸려나가기 때문에 노동은 생명활동이 아닌 단순히 자본가들이 이익을 얻어내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노동자들은 인간의 본질로부터 소외되고 자연으로 부터도 소외되었다고 본다. 생산수단의 소유와 노동의 분리에 따라 노동자가 사용하는 생산수단과 생산물이 이미 자기의 것이 아니고 자기의 ‘인격적 표현’도 아니라는 데에서 노동자의 소외가 생긴다. 생명활동인 노동이 자본가(개인)의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하여 존재방식으로서의 노동을 소외시킨다는 것이다.
자본론(Das Kapital)과 같은 마르크스의 저작을 읽어보면 그는 인간이 언젠가는 비인격적이고 비인간적 생산관계를 극복하리라는 일종의 인간과 역사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짐작이 간다. 그런 칼 마르크스가 영화‘엘리시움’을 보았다면 어떤 감상평을 남길까?
인간 노동이 생산과 소외되는 정도를 넘어서 하늘과 땅과 같이 계층의 차이로 서로 사는 위성조차 달라질 수 있는 2054년의 지구.
|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 |||||||||||
많은 전문가들은 소위 「제 4차 산업혁명」으로 근육에 의한 노동, 판단력에 의한 노동, 소통에 의한 노동 순서대로 노동의 가치는 사라지고 것이라 예측한다. 「제 4차 산업혁명」의 터널을 통과하면서도 생명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공동체는 살아남을 것이고 조악한 자유주의, 성과주의를 신앙같이 떠받드는 사회는 갈등과 내분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한국 사회가 선택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