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 오리백숙, 버섯찌게 그리고 메밀 냉면
능이 오리백숙, 버섯찌게 그리고 메밀 냉면
  • 박경자
  • 승인 2012.10.24 16:4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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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의 미각기행]버섯요리 전문점 '한알천'...한번 가면 또 가고 싶은 곳

   '한알천' 식당은 능이버섯 오리백숙에다 버섯찌개를 대표음식으로 내놓았다. 시원한 국물맛에다 담백한 오리 맛은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었다.
‘한알천’을 아십니까.
‘알천’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한’은 ‘크다’라는 뜻으로 ‘하늘’과도 통한다. 식당이름이 ‘한알천’이라면 ‘하늘아래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말이 된다.

이런 상호를 음식점에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요리에 자신이 없으면 오히려 너무 좋은 이름이라서 우스개 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음식점은 ‘한알천’ 상호를 쓰기에 충분했다.

대전 노은지구를 막 벗어나면서 왼쪽 편에 구암사가 있다. 바로 구암사로 가는 길목에 ‘한알천’ 식당이 있다. 세종에서는 오른쪽, 노은에서는 왼쪽 편이다. 굳이 세종에서 대전 지역 음식점을 소개하는 이유는 아직 행복청이나 국무총리실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마땅히 저녁을 할 장소가 주변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알천’은 도심 외곽에 위치한 잇점을 최대한 살린 널찍한 공간이 마음을 일단 여유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야외 파티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줄 만큼 잘 가꿔진 조경, 적재적소에 배치된 돌과 나무에다 파라솔은 복잡한 도심의 음식점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별장으로 쓰이던 곳을 2년 전 ‘한알천’ 주인 김남중씨가 사들인 곳이다. 음식은 맛만으로 먹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반찬은 맛집에 소개되는 여느 식당에서 볼 수 있듯이 정갈했다.

‘한알천’은 자연산 버섯을 곁들인 오리, 닭백숙과 메밀을 소재로 한 요리가 특징이다.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지만 음식 종류는 무려 20여 가지에 달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게 장점이다.

귀한 능이버섯과 상황 버섯을 넣은 오리, 닭, 오골계 백숙에다 메밀 요리는 전, 묵무침, 전병 등 웬만한 식도락가도 좋아할 음식들이 즐비하다. 취재가 있는 날에는 능이버섯을 넣은 오리백숙, 버섯전골과 메밀 전, 메밀국수를 맛보았다.

기본 반찬은 말할 것도 없이 직접 재배한 채소에다 저린 고추, 마늘, 김치 등은 정갈했다. 대부분 소문난 음식점의 밑반찬은 ‘정갈하다’는 말을 써도 별 문제가 없다. 이곳도 역시 그러했다.

메밀 전은 심심한 맛에다 메밀 특유의 쫄깃쫄깃한 맛이 특징이었다. 취재하던 날 5명이 커다란 피자 크기만한 전을 추가로 시켜서 먹을 만큼 맛이 있었다. 요리가 계속 나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추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어서 나온 요리는 버섯전골이었다. 적당한 두께로 썬 두부에다 푸짐한 야채, 거뭇거뭇한 능이버섯과 팽이 등 자연산을 곁들인 버섯요리는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능이버섯의 약간은 두엄 냄새가 나는 특유한 맛이 음식 맛을 주도하면서 ‘조화롭다’는 평가를 할 수 있었다. 양념 맛이 강하면 고유의 식재료 맛이 죽어버리는 데 넘치지 않는 양념과 식재료의 조화가 돋보였다. 맛있었다.

음식점에 하나가 맛있으면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한알천’의 맛은 버섯찌개와 메밀 전으로 검증은 충분했다. 하지만 맛은 먹어봐야 안다. 능이버섯이 들어간 오리 백숙은 그래도 확인해야 글을 쓸 것 같았다. 능이는 넘쳐서도 안 되고 부족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식품이다. 마치 단편소설과 같은 식재료다. 요리를 개발한 김남중 대표 또한, 한번에 넣는 능이의 양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시행착오 끝에 많은 능이가 다른 식재료의 고유한 맛을 훼손시키지 않는 비법을 개발했다. 그래서 능이는 듬뿍 넣는 대신 강한 향은 최대한 절제를 하는 오리 백숙이 탄생했다. 이제는 대표음식이 될 만큼 매니아 층이 형성됐다.

   메밀 물 냉면과 비빔 냉면

마지막으로 찾은 음식은 메밀 냉면이었다. 작가 이효석과 동이, 그리고 봉평장을 생각케 하는 메밀 요리는 전과 냉면 등 대중적인 품목에다 막걸 리가 있었다. 냉면은 비빔과 물 냉면을 시켰는데 모두 맛 본 결과 담백하면서 감칠 맛이 나는 게 특징이었다. 메밀의 특성이 많은 양념에 묻히지 않고 각자의 특성을 살린 맛을 내고 있었다. 육수 국물은 시원했고 비빔 냉면은 약간을 달작지근하면서 소스가 주는 색다른 맛이 있었다.

‘한알천’의 맛은 음식 뿐만 아니었다.
실내 장식 또한 음식맛을 더해주었다. 구부러진 형태를 그대로 살린 기둥과 통로에 비치된 금강경 병풍, 그리고 입구에 가지런히 놓여진 수석 등은 마치 전시실 안에서 음식을 먹는 분위기를 주고 있다. 또, 주변에는 텃밭과 예쁜 꽃들이 널려 있어 한번 가면 반드시 또 오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주소 :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448번지
전화 : 042-823-8223, 영업시간 : 오전 10시-밤 10시(휴일없음), 주차 : 80대, 좌석 : 100명
찾아오시는 길

 
 
   차림표는 20여가지가 준비되어 있어 식성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게 해주고 있다.
   '한알천' 식당 외부 전경
   곡선을 살린 실내 기둥은 금강경을 쓴 병풍과 함께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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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 2012-10-27 17:57:28
김이 모락모락 날때 잘 찍으셨네요. 전골 냄비도 양은이 아닌 뚝배기인가봐여. 일부러 시간내서라도 함 들려보고싶은 곳 이네요.

이선미 2012-10-25 15:38:40
넘 예뿐 곳이라서
함가봐야 겠어요

윤채마미 2012-10-25 15:24:11
외부전경도 이쁘구 내부도 깔끔해보이네요.
음식두 정갈해보이구요 ^^
쌀쌀해지는 요즘
뜨끈하게 버섯향 가득한 찌개 보글보글 연기날때 후후불며 먹어줘야하는데 ㅎ
메밀전도 맛보고 싶은데 함 가봐야겠어요 ㅎㅎ 게다가 대전이라니~ 좋은정보 감사드려용~
늘 선물 같은 맛기행 이네요.
오늘은 또 무얼 받을까? 하는 기대처럼,
오늘은 어디를 소개시켜 주시려나!? 하구 꼭 들러서 읽고 간답니다.

이유리 2012-10-25 09:23:14
대전에 외삼동이라는 동네도 있었네요~ 실내도 너무멋스럽고 버섯전골좋아하는데 가봐야겠어요 ! 감사합니다

다람쥐 2012-10-25 06:53:25
한번 가본곳인데요. 맛있더라고요. 추천도 많이 햇"어요. 맛있는 음식을 소개해준 박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