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품 없어요?"
"우리나라 제품 없어요?"
  • 강수인
  • 승인 2017.01.0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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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칼럼]이젠 경제에도 더 많은 애국심이 더 필요한 시기

지난 2016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 뉴스였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인종, 종교,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행으로 지탄의 대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를 국민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이나 국민도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대세로 여기며 지지하였던 터였다. 사실 미국은 기독교 사상이 뿌리 깊은 사회여서 정직, 도덕성, 에티캣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중요시되기에 트럼프의 당선은 아직도 수용하기 어려운 듯하다.

오래전 미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미국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보수적이고 차별의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점차 그들의 생활 속에 젖어들면서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해 개개인들이 얼마나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고 합리적이고 공평한 사회를 위하여 선진 국민으로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진실로 부러웠다.

‘실례합니다’, ‘미안합니다’가 입에 붙어있었고 아주 작은 일에도 ‘고맙습니다’는 말이 그들의 생활 속에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트럼프의 저급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말들이 국가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 대선 결과를 보니 미국인도 자존심과 긍지에 앞서 경제가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었던 것 같다. 이웃 사이더의 반란, 혹은 숨은 지지자라고 일컬어지는 대학 졸업장을 가지지 못한 백인 남성 70%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사실은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 했던 미국인들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촛불집회를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 처럼 이제는 경제에도 애국심을 더 많이 발휘할 때다. <사진은 월 마트 전경, 출처:구글>

언론에서 샤이 트럼프(shy Trump)의 존재가 미국 대선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듯이 몇 년 전부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유럽연합,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세계적인 추세가 보호무역주의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 문제와 더불어 일자리문제는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전에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 때문에 생산비 절감 차원에서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OEM방식이 세계적 추세처럼 당연시 되었다. 실제로 미국의 월마트에 가면 공산품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것이다. 생활 공산품 중에서 저렴한 것은 미국산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백화점이나 전문매장에나 가야 미국산 제품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미국도 일자리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생활 속에서 자신들이 어느 나라 제품을 쓰고 있는 지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나라 생산 물건을 쓰면서 일자리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며 자성의 목소리가 시작되었고 결국 외국으로 나갔던 공장들이 본국으로 점차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경제 애국주의가 싹 튼 것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소외되었던 중산층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선택했던 것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라 바로 경제문제였던 거였다.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요즈음 우리나라 경제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계속 낮게 전망되고 있는 경제 성장률은 미국보다 떨어지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힘들어졌다.

또한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인해 가계부채 우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구멍 뚫린 AI 방역대책은 이러한 서민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어떤 경제전문가가 2017년 가장 좋은 재테크방법으로 빚 청산을 꼽는 데에서도 경제현실이 얼마나 각박해졌는지 가늠이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더해져서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싸늘하기만 하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보며 미국의 대선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1월부터 계속된 촛불민심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기적을 만들었다. 어느 나라 국민보다 정의로움에 목말랐던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매서운 칼바람도 집회 현장에 나서는 국민의 애국심에는 훈풍에 지나지 않았고, 국가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국민 모두가 집회 참가여부를 떠나 한마음으로 뭉쳤다.

이제는 이념을 떠나 정치적으로도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준 것처럼 경제적으로도 애국심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소비자가 주축이 된 아래로부터의 경제개혁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소비자인 개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도 보다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발전과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길 말이다.

일자리 문제는 국가나 기업이 먼저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이젠 기다리기보다 소비자가 먼저 경제애국심을 보여 주는 것도 그래서 기대가 된다. 새해엔 “우리나라 제품 없어요?”라는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가 상점 주인을 귀찮게 한다는 기사가 경제면 한 칸을 장식하길 기대해 본다.

 

강수인대전출생,대전여고,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우송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우송대 Culinary MBA 석사, 박사과정,전)침례신학대학 영양사,전)카페 어니스 대표(창업),전)대전보건대 외래교수,현)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초빙교수,KBS, 아침마당(대전)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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