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트랜스 휴먼'시대 살고 있다
우리는 '트랜스 휴먼'시대 살고 있다
  • 강병호
  • 승인 2017.01.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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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칼럼]인공 지능 '사만다'로부터 삶을 찾아가는 영화 '그녀'

2013년 개봉한 미국 영화 Her(그녀)는 제86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고, 제71회 골든글로브 각본상도 수상하였다. 해외 각종 영화제에서 43회 수상하고 58회 노미네이트되었다. 국내에서 개봉되었지만 그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사실 우리 관객 정서에는 자극적이지 않다. 밋밋하다.

아내와 별거 중인 ‘테오도르’(Joaquin Phoenix 역)는 글이나 편지를 대신 써주면서 생계를 꾸리는 대필 작가다. 다른 사람의 꿈과 사랑을 대신 표현하지만, 자신의 삶은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다. 답답하고 무료한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인공지능(AI) 운영체제인 ‘사만다’(Scarlett Johansson 목소리 연기)를 만나게 되고 삶은 바뀌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자기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때문에 매사에 자신감을 찾아가는 ‘테오도르’가 인공지능‘사만다’에게 인간 이상의 사랑을 느끼게 되어 가는 과정 하나하나를 아름다운 영상과 배경음악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인공지능 '사만다'를 통해 삶의 보람을 찾는 영화 '그녀'의 한 장면

포스트 휴먼(Post Human)이란 인간과 기술(또는 기계)이 융합되는 미래 인간을 말한다. ICT(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 발달로 기계와 인간이 융합되어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공학으로 사이보그 인간이 완성된다고 예상되는 2040년을 기준으로 지금부터 그 중간의 과정을 ‘트랜스 휴먼 (Trans Human)’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트랜스 휴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세계적인 IT기업 구글(Google)의 이사이며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하는 AI(인공지능)가 실현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특이점이 가까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라는 책에서 2030년대가 되면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을 능가하고, 2040년대 인간의 뇌에 지식을 이식(Upload)하는 기술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주장하는 특이점(Singularity)은‘미래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점’을 뜻한다.

3,000년 전 농업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배고픔과 유목·채집생활의 고단함에서 벗어날 길을 열었다. 19세기 산업혁명, 1990년대 정보화 혁명으로 인간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풍요로움을 알게 되었다. 그 부작용인 대량낭비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인류의 눈앞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빅 데이터를 이용하여 대규모 학습능력을 가지고 인간 이상의 추론이 가능하며 다른 인공지능 운영체계와 소통이 가능하고 인간 지력을 뛰어넘는 초월적 인공지능(Transcendental Artificial Intelligence)이 등장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수 없는 가치를 인간이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

2017년부터 한국에서도 65세 이상이 14%가 넘고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시작된다. 2020년대에는 로봇이 남편, 아내를 대체할 것 같다. 영국에서는 남성 40%가 5년 이내에 섹스로봇을 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실리콘과 인공지능으로 만든 사이보그가 강한 성적 쾌락을 준다면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인구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지구라는 녹색의 행성을 늘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점령한 것도 아니었다. 호모 사피엔스보다 체격도 좋고 뇌 용적량도 큰 ‘네안데르탈인’도 20만년 동안 지구에 살았는데 약 3만 년 전 돌연 자취를 감추었다. 현생 인류에게 밀려 도태된 것이다. 많은 수가 우리 조상들에게 잡혀 먹혔을 가능성도 있다.

장차 ‘포스트 휴먼’과 현생 인류의 관계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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