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맞아 '닭과의 사투'
정유년(丁酉年) 맞아 '닭과의 사투'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2.3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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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종시 가축위생연구소, AI 방역에 휴일없이 총력전 강행군

   세종시가 AI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전의면 거점 소독시설에 근무하는 직원이 차량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
"살아남은 농가를 반드시 사수하겠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종시에 침투한 지 한 달여가 흐른 30일. 방역의 기술적 컨트롤타워 '가축위생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문배 소장(53)은 "더 이상의 AI 확산은 막아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26일 전동면 보덕리 양계농장에서 첫 신고가 접수된 이래 세종시에선 이달 27일까지 30농가 290여만수의 가금류(家禽類)가 살처분됐다. 이제 남은 것은 10개 농가, 120여만수가 전부다.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조치원읍 옛 시청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소장은 "남은 농가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지켜내기로 입장을 선회했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병을 고치고 살리는 일인 만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를 맞이하며 닭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찾은 가축위생연구소는 위생검사담당과 전염병예방담당 2개 담당 14명이 AI차단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직원들 모두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모습이었다. 하루 12~15시간의 근무에, 주말에도 쉬지 못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결과다. 연구소 외 공무원들 역시 교대로 현장에 투입되면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훈 위생검사담당(50)은 "세종시 전 공무원들이 고생을 하고 있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축산업이 이렇게 초토화되어 무척 가슴이 아프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선진 축산환경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전염병예방담당(40) 역시 "어떻게든 농가를 잘 지켜야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전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비상근무에 임해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AI차단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축위생연구소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전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한 가운데, 세종시도 최초 발생 농가를 비롯해 인근 지역에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의·전동면에는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소정·전의·전동면에는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AI가 발생하지 않은 최대규모(90만수)의 영신양계 농장을 사수하기 위해 전용 소독초소도 운영중이다. 특히 3중 소독조치는 물론 인근 하천에 철새 유입을 막기 위해 억새를 소각하는 등 강력한 대책도 시행했다.

이날 찾은 전의면 거점 소독시설 역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차량을 점검하고 방역하던 한 직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연말연시에는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며 "하루 빨리 AI가 종식되어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닭띠라는 한 직원은 "닭띠 해를 맞으며 AI가 확산되고 있어 씁쓸하기도 하다"고 했다.

김문배 소장은 "현재 전국적으로는 600여농가 2800만여수의 가금류가 살처분되고 있다"면서 "세종시에선 10km내에 방역대를 설정하고 가금류 등의 이동 통제, 축산차량의 이동 제한, 전 지역 입식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는 AI 심각단계에 따른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시장을 본부장으로 AI상황실을 비롯해 ▲상황총괄반 ▲이동통제·소독실시반 ▲매몰지원·사후관리반 ▲역학조사반 등을 구성해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성희 전염병예방담당, 김문배 가축위생연구소장, 이종훈 위생검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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