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감사위 이전 지연, 혈세 '줄줄'
세종시 감사위 이전 지연, 혈세 '줄줄'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2.2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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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 시의회청사 입주 내년 2월로 돌연 연기, 매달 1천여만원 예산 낭비

   세종시 감사위원회 이전이 지연되면서 아까운 시민 혈세 수천여만원이 낭비될 것으로 보여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감사위가 입주할 세종시의회 신청사 전경>
세종시 감사위원회 이전이 지연되면서 아까운 시민 혈세 수천여만원이 낭비될 것으로 보여 비판이 일고 있다.

새로 건립한 시의회 신청사로 이달 중 감사위가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집행부와 시의회 간 사전 협의가 매끄럽지 못하면서 입주 시기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25일 세종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당초 감사위는 지난 1일 보람동에 준공한 세종시의회 건물 6층에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이사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지만, 입주는 갑작스레 내년 2월로 2개월 이상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감사위 입주가 지연되면서 애꿎은 혈세가 낭비될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다.

감사위는 현재 월산리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 별관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임대비용으로 보증금 11억 6200여만원에 시설·경비·청소 용역비(월간 약 500여만원)와 전기요금 등 매달 800여만원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보증금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더한다면 매달 1000여만원 정도의 예산이 이전 지연으로 낭비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이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까지 최대 3000여만원의 혈세가 허비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감사위 입주 지연은 각종 뒷말을 낳고 있다.

일단 입주 지연의 표면적 이유는 건물 내부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게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시의회 입주 시점에 맞춰 보안 시스템 구축과 운영, 각종 작업 등이 진행되고 있어 그 전에 감사위가 입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시의회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감사위 입주를 지연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인인 시의회가 입주하기도 전에 감사위가 먼저 입주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시의회 측 반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한 시민은 "입주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도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입주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의회 준공 시점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이전 작업이 미뤄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세종시 감사위원회가 사용할 시의회 신청사 6층 내부 모습
시는 감사위 입주 지연이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한 복합적인 판단이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새로 건립된 건물인 만큼 환경 호르몬 문제도 있고, 회의실 등 신청사 내부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입주시기를 늦췄다"고 말했다.

반면 시의회는 집행부가 사전에 소통하는데 부족함을 보였다며 화살을 돌렸다. 한 시의원은 "집행부 측에서 사전에 12월 이전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며 "예산문제로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면 조정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와 시의회 모두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해 감사위 입주를 앞당겼다면 세금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민을 위한 소통하는 행정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종시의회 청사는 세종시청 옆에 부지 41,661㎡, 지하1층 지상6층(연면적 8,477㎡) 규모로 건립됐다. 당초 지상 4층(연면적 6,089㎡) 규모로 지난해 11월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2개 층 증축을 결정하고 재설계를 거쳐 올해 12월 1일 준공했다.

공무원 증가로 인한 시청사 미입주 부서(감사위원회 등)와 시의원 증가에 대비한 공간 확장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지상 4층까지는 국비 90억원, 5∼6층은 세종시 지방비 50억원 등 총 140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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