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의 발원지는 '수랑골' 우물
조천의 발원지는 '수랑골' 우물
  • 임비호
  • 승인 2016.12.18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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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비호 칼럼]세종시 하천의 뿌리는 비암사 내 '다비 숲 연못'

 

   세종시 하천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비암사 경내에 있는 '다비 숲 연못'으로 규정한다.

동네사람, 공동체의 뿌리는 무엇일까?
동네 사람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보통 친숙과 정겨움의 대명사로 쓰인다. 동네 사람들 간에는 ‘저 집에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 알아’ 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한다.

서로가 애경사 챙기는 것을 암묵적인 의무로 여기고, 슬픈 일이 있으면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어찌 보면 동네사람이라는 말은 가족과 같은 관계로 사회 속에서 형성 된 공동체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면서 기본 단위이기도 하다.

그런데 동네사람이라고 할 때 동(洞)자는 물수 ‘변’(氵)에 같을 ‘동’(同)의 조합으로 그 의미를 보면 같은 물을 먹고 마시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이 말은 사회 공동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성격이 같은 물을 마시고 먹는 사람들로 구성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의미를 좀 더 확대 시킨 말이 ‘유역(流域,drainage area)’이라는 말이다. 유역은 하천의 물이 주위의 지역으로 모여 흘러가는 집수구역을 일컫는 것이다. 이 말은 행정 구역과는 다른 개념이다. 행정구역이 통치 관리 편의를 위하여 충청도, 전라도 등의 시·도로 나누는 거라면 ‘유역’이라는 말은 하천의 집수 상황을 중심으로 나눈 것이다.

그래서 금강유역은 행정 구역으로는 충청도, 전라도를 포함한 지역이다. 유역이라는 말은 주로 생태환경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 한강유역환경청등은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

   조천의 발원지인 수랑골 우물

다.

금강 유역의 뿌리는 어디일까?
사회 공동체를 단지 행정구역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함께 물을 먹고 사용하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좀 더 생동감이 있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회, 그리고 자연을 함께 그리고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금강유역에 속한다. 그런데 세종시를 흐르는 금강이 세종시에서 시작하여 끝나는 것은 아니다. 멀리 장수군에서 시작하여 무주, 영동, 금산, 옥천, 대전을 거쳐 세종시에 유입이 된다.

그럼 이렇게 흐르는 금강의 뿌리는 어디일까? 전북 장수군에 가면 수분리라는 동네가 있다. 동네 이름이 물을 나누는 동네라 하여 수분리라고 한다. 아직도 호젖한 농경문화를 간직한 동네를 지나 신무산에서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이 나온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처럼 신비스러운 분위기나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연못처럼 풍성하진 않다. 그저 말없이 먼 산을 바라보는 쑥스런 산골 여인처럼 수더분하면서도 소담한 옹달샘 모습을 하고 있다. 금강을 상징하는 발원지라고 말하기 초라할 정도로 그저 평범하다.

근데 이 같은 뜬봉샘을 오르다 보면 이곳이 ‘물뿌랭이 마을’이었다고 증언하는 할머니의 말을 옮겨놓은 입간판이 있는데, 그 내용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게 만든다. 왜냐하면 꼭 이 말이 이곳이 천리길을 달리는 금강의 시작점이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게 하는 금강의 뿌리라고 강조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동체의 뿌리는 어디로 할 것인가?
금강의 뿌리가 장수군 수분리 신무산 뜬봉샘이라면 세종시 발원지는 어디일까? 사람들이 물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면 세종시 발원지를 찾는 것은 우리 세종시 공동체의 뿌리를 찾는 작업인 동시에 상징을 세우는 일이다.

   금강발원지인 '뜬봉샘', 여기에서 시작한 금강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세종시는 금강 본류가 흐르고, 제일 지류인 미호천의 최남단 하류 지역이다. 또한 전의면, 전동면 그리고 조치원을 지나 미호천과 합류하는 조천이 있고, 장군면을 적시는 대교천이 금강과 만난다. 그리고 옛 금남면을 지나는 삼성천, 용수천이 금강으로 유입되는 등 많은 물줄기가 산재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세종시에 있어서 이곳이 세종시 물줄기의 시작이라고 명시하여 표기 된 곳은 아직 없다.

일반적으로 강의 발원지를 정할 때 기준은 바다로부터 가장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용출하는 샘을 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기준으로 세종시 물줄기의 발원지를 찾아본다면 우선적으로 금강으로부터 가장 먼 곳을 상정해야 한다.

그 곳은 고구마처럼 길게 남북으로 되어 있는 세종시의 지리적인 특성상, 조천이 된다. 조천은 세종시 북단에 위치하기에 금강으로부터 자연스럽게 가장 먼 곳이 된다. 참고로 말한다면 소정면은 금강 수계가 아니라 국교천 수계이다.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조천의 최상류는 전의면 다방리이다. 전의면 금사리를 지나 서면 쌍류리와 경계를 이루는 고갯길이 조천의 물길을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이곳에서 자체적으로 용출하는 샘을 찾아본다면 비암사 뒷 계곡과 수랑골 우물이 있다.

수랑골 우물은 아직도 잘 보전되어 있고, 인근에 관리할 사람들이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실측의 결과 과연 이곳인가라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반면 비암사 뒤 계곡은 실측의 거리상 발원지로 상정할 수 있는 조건은 가지고 있지만 정확한 장소에 대한 확인이 아직 없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필자는 세종시 하천 발원지를 비암사 경내 ‘다비숲 연못’으로 정하면 어떨까 한다. 비암사 뒷 계곡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비숲 연못’을 세종시 물줄기의 발원지로 삼는 것이 현실적인 배려가 아닐까 한다.


세종시 물줄기 발원지를 지정하는 것은 세종시 공동체의 뿌리를 찾고 상징을 세우는 작업이다. 세종시는 현재 폭발적인 외부 인구 유입과 광범위한 개발이 한창이기에 더욱 더 정신적인 구심점이 필요하다. 또한 이는 인문학적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고, 새로이 이주한 분들에게 정주 기능의 폭을 넓히는 역할도 할 것일라고 본다.

   
 

임비호, 조치원 출생, 공주대 환경과학과 졸업, 세종 YMCA시민환경분과위원장(현),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세종시 환경정책위원, 금강청 금강수계자문위원,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전), 연기사랑청년회장(전),이메일 : bibo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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