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오송역 택시요금 협상, 신경전만 벌여
세종-오송역 택시요금 협상, 신경전만 벌여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1.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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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테이블 삐거덕거리며 한발짝도 진전 없어, 충북 측 단독 요금개선 추진

   정부세종청사~오송역 구간 택시요금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세종과 청주·충북도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신경전만 벌이고 있어 협상테이블이 파행을 빚고 있다. <사진은 오송역에 정차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 행렬>
정부세종청사~오송역 구간 택시요금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세종과 청주·충북도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택시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큰 틀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지만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는 탓이다.

24일 세종시와 청주시·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들 세 기관이 정부세종청사~오송역 택시요금 문제 해결을 위해 개선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간 3차례 회의에서는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지난 16일 청주시청에서 열린 예정이던 4차 회의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양측은 회의를 통해 청주 택시들의 '세종청사-오송역 간 자유로운 귀로영업 보장', '공동사업구역 지정' 등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청주시 측은 요금 인하를 위해선 청주 택시업계의 수입보전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주보다 시장 규모가 월등히 작은 세종시로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카드라는 것이다. 실제 세종시 택시업계 측은 "청주 택시는 3천대가 넘고 세종시 택시는 280여대 밖에 되지 않는다"며 "귀로 영업이나 공동사업구역 등이 적용되면 세종시 택시들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후 개선회의는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하며 삐거덕거리고 있다. 4차 회의가 무산된 것을 두고도 양 측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북 측은 언론을 통한 전방위 압박도 가하고 있다. "세종시가 택시요금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연일 나오는 배경이다.

세종시는 충북권의 이 같은 보도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회의가 연기된 것은 시의회 업무보고로 인한 것이었다"며 "마치 세종시의 소극적인 입장으로 택시요금 협의가 무산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 같은 마찰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협상에 임하는 양측의 출발 선상이 애초부터 적잖은 차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현재 KTX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의 택시요금은 2만 원을 넘어서는 수준. 서울~오송 구간 KTX 요금인 1만 8천500원 보다도 비싼 금액이다. 시민들은 이 같은 요금체계에 꾸준히 불편을 제기해 왔다.

세종시는 이 같은 비정상적인 요금체계를 바로잡는 실질적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 방안을 내놓고 당사자인 택시업계를 설득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종은 택시대수, 요금체계 등에서 청주보다 절대 불리한 조건에 있어 택시업계의 반발이 심하기에 더욱 그렇다. 업계 보호조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충북의 경우 오로지 'KTX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한 전략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세종역 신설요구가 불합리한 택시요금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택시요금을 낮춰 세종역 신설 명분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시 출범 후 4년여 동안 아무런 움직임조차 없다가 세종역 신설 용역이 추진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오로지 요금체계 개선에 방점을 찍고, 요금 인하를 밀어 붙이는 모양새다.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앉고, 이후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자는 식이다. 앞뒤가 바뀐 모습이다.

협상이 여의치 않자 충북 측은 단독으로라도 택시요금 개편을 밀어 붙힌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송역~정부세종청사를 운행하는 택시의 카드 수수료 등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청주시 읍·면 복합할증(35%)을 폐지하는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충북 택시업계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으로 마찰이 불가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 쪽 자체적으로 요금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택시요금과는 별개로 KTX 세종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오송역 간 택시요금 문제는 KTX 세종역 신설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결과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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