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축제, 내빈 소개 필요할까
마을 축제, 내빈 소개 필요할까
  • 송두범
  • 승인 2016.10.23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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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 칼럼]아파트와 마을의 작은 축제...지금 이대로가 좋은가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작게는 아파트단지, 마을에서부터 읍면동 크게는 시와 도 단위의 크고 작은 축제가 여기 저기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의 축제들은 행사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누구를 위한 축제이며,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축제의 의미는 무엇이고, 축제의 주체는 누구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없이 기획하여 만들어낸 행사로 변질되면서 엄밀한 의미에서 축제가 아니라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

이벤트란 행정가와 몇몇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기획된 행사인 것이다. 기획된 행사는 의례 공적 재원이 투자되며, 축제의 주인공인 시민들은 행사의 객체로 참여할 수 밖에 없다.

시민 스스로가 만들고, 다함께 즐기면서 삶 속에 용해된 축제가 아니라,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관성화된 시스템에 수동적으로 몸을 맡기는 축제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란 전통과 맥을 같이함으로써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며 선조들의 관습, 사고, 기술 등을 계승하고, 현재성 속에 재발견 또는 창조되어 가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동일한 환경 속에서 형성, 성장된 생활의 결과이고, 그들이 속한 자연, 역사, 문화, 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가운데 신앙과 지혜로 엮어낸 생활풍속을 의미한다.

   마을 축제는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고 주민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축제는 역사, 사회, 문화적 산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축제의 현대적 기능으로 지역주민의 일체감 형성, 전통문화의 보존, 지역발전 및 관광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축제의미의 원형이 훼손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세종시에도 크고 작은 축제들이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종민속문화의 해’로 선포하는 등 문화도시로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축제들을 기획하였다.

짧은 시간 내에 세종시특별자치시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정체성을 확보해야 하고, 다양하고 이질적인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것이 축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다만, 이러한 자치단체의 축제의도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고, 축제과정에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세종시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꼈는가 하는 점이다.

오늘 이야기는 자치단체 차원의 큰 축제이야기가 아니다. 큰 축제는 축제전문가들이 해줄 것으로 믿으며, 아파트나 마을단위의 작은 축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세종시 아파트와 마을에서 개최되는 작은 축제들은 자치단체 차원의 큰 축제 못지 않게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마중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하여 아파트나 마을단위 축제들은 그 특성을 반영하여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파트와 마을 축제는 자치단체 차원의 큰 축제를 닮아갈 필요는 없다.

아파트와 마을에서 개최되는 축제는 주민들의 참여속에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궁극적 목적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파트나 마을 주민들이 가진 이야기를 풀어내고 들어주는 장, 그들이 가진 재능을 함께 선보이는 장으로서의 축제가 바람직한 것이다.

아파트나 마을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아파트나 마을의 자원, 주민의 역량, 추구하고자 하는 합의된 가치에 근거하여 고유한 색깔을 그려낼 수 있다면, 비록 화려하지 않더라도 의미있는 것이다.

아파트나 마을에서 개최되는 축제에서는 큰 축제에서 등장하는 유명연예인, 외부축제기획사, 큰 무대, 내외빈들을 위한 의전 등이 필요없어도 된다. 축제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주인공이고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어울리며 얼굴을 알아가는 과정이 의미있는 것이다.

세종시에도 몇몇 아파트나 마을에서 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이 주인공인 작은 축제들을 볼 수 있다. 아파트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나 마을단위의 작은 축제들은 주민들의 삶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집을 나서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 보는 축제가 아니라 내가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체험하는 축제, 차를 타고 멀리가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축제가 아파트와 마을 곳곳에 일상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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