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비싼 소나무, 왜 고사했을까
시청 앞 비싼 소나무, 왜 고사했을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10.1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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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당시 큰 소나무 5그루 중 3그루가 말라 죽어, 관리 소홀?

   세종시 청사 앞 소나무 5그루 가운데 3그루가 말라죽어 베어낸 자리에 보식을 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지난 해 7월 세종시청 개청 당시 소나무 모습<사진 오른쪽>
마른 가지를 드러내면서 흉물스럽게 변한 세종시청 앞마당 대형 소나무가 결국 잘려나갔다. 신청사 개청 이후 시청의 '얼굴' 역할을 했지만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피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14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보람동 시청사 광장에 식재된 대형 소나무 5그루 중 무려 3그루를 잘라냈다. 높이 20여m가 넘는 이들 소나무는 지난해 6월 시청사에 입주할 당시만 해도 멀쩡한 상태였지만 불과 1년여 만에 고사하고 말았다.

시청사에 식재된 수목들은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이 시공해 세종시에 이관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여름부터 소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된 데다 나무들이 수분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소나무 뿐 아니라 화단과 울타리에 심은 철쭉·회양목·영산홍 등 각종 관목 역시 죽어가고 있다. 시는 나무를 식재한 조경업체의 하자보수를 통해 고사목을 뽑아내고 새로운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하지만 세종시민들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시청  앞 마당에 고사목 그루터기가 그대로 방치돼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영양제를 주고 분갈이를 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했지만 고사를 피할 수는 없었다"면서 "나무를 잘라낸 그 자리에 재 식재를 할 지 다른 위치에 심을 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1년여 사이에 나무가 다량으로 죽어 나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마다 세종시 곳곳 가로수가 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리에 보다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시청에 방문한 한 민원인은 "매년 세종시에서 가로수들이 다량으로 고사하고 있지만 개선되는 점은 없다"면서 "나무를 대충 심어놓기만 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에는 1생활권과 호수공원 등에 식재된 나무가 다량으로 고사해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특히 BRT 가로변의 나무들이 집단으로 죽어 시민들의 눈총을 샀다. 6생활권에 식재된 노각나무는 632그루 중 절반이 넘는 359그루(하자율 56.8%)가 말라 죽었고, 2생활권의 왕벚나무 역시 338그루 중 50여 그루(하자율 14.7%)가 고사했다.

당시 신도시 조성을 담당하는 행복청과 LH는 관리 부실로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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