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소리
2014.7.24 목 10:09
소식사회
‘78세 아빠의 청춘’ 공장에서 즐겁게 일한다정년 후 복직 15년째, 인생이모작 즐기는 정양SG 정칠용씨
신도성 기자  |  huje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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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10  14: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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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 오륙도 등으로 회자되며 조기 퇴직이 많아 노인 일자리 사업이 현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78세의 노인이 당당하게 일하는 직장이 있어 100세 시대를 지향하는 고령화시대의 귀감이 되고 있다. 공주시 장기농공단지에 있는 정양SG(대표 안병권)에서 일하는 정칠용씨가 바로 주인공.

공주시 장기면 송선리 장기농공단지는 지난 1986년 전국 최초로 조성된 농공단지로 음식료와 섬유, 종이, 조립금속 등 16개 업체 380명의 종업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정양SG(스티로폼 자이언트)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입주 가동하여 이제는 전국 스티로폼 제조업체 중에서 손꼽히는 중견기업이 됐다. 정양SG는 특히 친환경 단열재, 포장용기, 단열 벌통 등을 생산하여 전국에 납품하고 하고 있다.
   
정칠용씨(사진 오른쪽)가 안병권 대표와 나란히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몸과 마음은 아직도 청춘, 힘이 있는 한 퇴직은 없다”

정칠용씨는 이 회사에서 원료공급실과 분쇄실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씨는 1935년생으로 돼지띠이다. 금산군 진산면 삼가리 고향에서 인삼농사를 짓다가 공주로 이사와 54세 때인 89년에 정양SG에 입사했다. 정씨는 60세 때 사회적인 통념에 밀려 아직도 팔팔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정년퇴직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인력난이 심각했다. 공장에서 일할 만한 인력이 절대 부족한 것. 따라서 평소에 성실하게 근무했던 정씨는 정년퇴임 후 3년이 지난 63세 때 자원하여 촉탁사원으로 근무를 요청했고, 정양SG 안병권 대표가 기꺼이 수락하게 됐다.

안병권 대표는 “무리하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만큼 일하라”고 배려하며 근로조건을 유연하게 적용시켰다. 안 대표는 “정씨가 성격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걱정스러움도 있었다”며 “정년을 당신 스스로 견딜 수 있을 때까지 하시라”고 권유했다.

정칠용씨는 “정양SG는 내 살림이다. 힘이 있는 한 이 회사에서 뼈를 묵겠다. 젊은 사람에게절대 지지 않는다. 항상 사장님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료공급실에서 잉코트 제조(사진 상)  포장용 비닐 작업 (사진 중, 하)을 하고 있는 정칠용씨. 
정씨는 원료공급실과 분쇄실의 책임자로 열성을 다 하고 있다. 같이 근무하는 오명옥(65)씨와 박상준(41)씨와도 가족처럼 화목하게 일하고 있다. 정씨는 부원들과 함께 기존 자재를 녹여 재활용 원료인 잉코트를 만들고, 포장용 비닐 제조, 폐스티로폼 분쇄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정씨는 틈틈이 정문 옆에 있는 텃밭에서 고추, 열무, 상추 등을 재배해 신선한 야채를 회사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회사 인근에 집을 둔 정씨는 아침에 출근버스로 출근했다가 저녁엔 직원들보다 일찍 시내버스로 퇴근한다. 무엇보다 정씨는 직원들을 위해 일요일 당직근무를 자청해 칭송을 얻고 있다. 토요일에 집에서 쉬고 일요일에 당직을 맡은 정씨 덕분에 멀리서 출근하는 직원들이 한결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른다”는 정씨는 3남1녀의 자식들도 잘 풀려 걱정이 없다. 대우조선과 반도체 회사 등에서 근무하는 아들들이 아버지가 고령의 나이에도 근무하는 것을 처음엔 극구 말렸었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활발한 활동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같이 근무하는 직원 오명옥씨(오른족) 박상준씨(가운데)와 같이 웃으며 사진활영에 응했다.  
성장한 자식들도 처음엔 반대하다가 이제는 부친 성원

그래서 정씨는 명절에 모이는 자식, 손자, 며느리들에게 “서로 사는 동안에 부부간에 화목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라”는 말을 되풀이하여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늦은 나이까지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것도 자식들이 잘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얘기다.

6.25전쟁의 폐허 속에 한국을 부흥시킨 것은 수많은 공장 근로자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한국 중소기업들이 인력확보가 어려워 고전하고 있다. 미래 인력수급을 위해 산업인력 배양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른바 3D업종의 일을 외면하여 제조업 자체가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안병권 대표는 “현장에서 일손이 달릴 때 애가 탄다”며 “정씨의 경우는 인력부족을 메꾸는 표본사례로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령화 시대에 조기퇴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씨는 틈틈이 회사 안 텃밭에서 신선한 야채를 길러 직원들 반찬으로 공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기준에 따르면 청년노인(65세~74세) 중년노인(75~84세) 노년노인(85세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2020년 한국은 상당수 사람이 100세 가까운 삶을 사는 시대를 맞게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서울대 이수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요즘의 80세 시대와 2020년의 100세 시대의 노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다르다. 노인에 대한 인식이 80세 시대에는 ‘보살핌을 받는 존재’에서 100세 시대에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하는 존재’로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장수(長壽)에 대한 의미도 80세 시대의 ‘오래 사는 것’에서 100세 시대에는 ‘잘 사는 것’으로 변한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자가 본 정칠용씨는 50대 못지않은 능력을 갖추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음을 느꼈다. 일손이 모자라는 산업현장에서 정양SG의 정칠용씨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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