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은 제일 먼저 제가 읽는 책으로 시선을 보냅니다.
“오늘은 ‘고흐의 다락방’이란 책을 읽는단다. ”
“아 저 그 책 봤어요”
“저도 고흐 알아요.”
“선생님 읽고 그 다음에 저 읽어도 돼요?”
금요일 국어시간, 학생들이 도서관에 모여들어 독서활동을 합니다. 이내 아이들은 선생님이 무슨 책을 읽는지 관심을 보입니다.
독서 습관을 키우기 위해 매주 금요일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책을 이야기 소재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지나보디 아이들과 더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볼 때면 ‘이 친구들도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는구나’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어진중학교 글향기 도서관 벽에는 ‘책 속에 세상 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손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책 속에도 이 세상을 담아내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자주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마치, “우리 삶과 우주, 또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도서관!”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을 연상하면서.
처음엔 일주일에 네 시간인 국어시간에 한 시간을 온전히 책만 읽는 시간으로 만든다고 할 때, 교과 수업 진도도 안 맞고, 시험 대비를 위해 문제를 더 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과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요독서 활동’ 이후 다른 국어 시간을 좀 더 집약적으로 활용하고, 학생의 수준과 학습 목표에 맞춰 교과서를 재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니엘 페낙(2004)이 독서에 관해서 독자의 권리를 이야기 했는데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지도할 때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 다시 읽을 수 있는 권리
▪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 어떤 장소에서나 마음대로 읽을 수 있는 권리
▪ 중간중간 발췌해서 읽을 권리
▪ 소리 내서 읽을 권리
▪ 읽고 나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권리
어진중학교에는 세 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글향기 독서관, 본관 1, 2, 3층에 있어 신문과 잡지, 문학책 등을 언제나 읽을 수 있는 열린도서관 그리고 전자도서관 이렇게입니다. 쉬는 시간에 오늘 온 신문과 잡지를 읽는 학생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언제나 쉽게 볼 수 있는 학교!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할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얘들아, 넌 요즘 무슨 책 읽니? 선생님이랑 같이 책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