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달이 뜨는가
오늘 밤 달이 뜨는가
  • 강신갑
  • 승인 2016.09.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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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오늘 밤 달이 뜨는가...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아, 오늘 밤 그 달이 뜨는가 

        전기 불빛에 뵈지 않던
        바라볼 새 없었던
        저 먼 하늘의 원융 

        할아부지가 더 많이 보았던
        아, 오늘 밤 그 달이 뜨는가 

        계수나무 아래 토끼 방아 찧고
        정처 없이 헛헛했던 뭉근 촉 

        태양도 내중나고
        바다도 주름살 지는데
        항상 잔칫날만 있었을라고 

        오늘 달 뜨는 저녁 있어
        반짝거림도 휘날림도 없이
        지금도 몸서리칠 아물지 못한
        허다한 날이 가시겠지 

        추위에 치켜보던 아득함
        바람길 닦다 지쳐
        허리 펴 겨우 올려다보던 맥동 

        가까이서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엄니 우러르며 치성하던 그 간절이
        아, 오늘 밤 떠오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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