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소문으로 서로 상처내지 말자
떠도는 소문으로 서로 상처내지 말자
  • 송두범
  • 승인 2016.09.11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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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세종시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몇가지 고언

2012년 출범한 세종시에는 매년 수도권으로부터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및 그 가족들이 꾸준히 이주 및 정착하고 있으며, 대전 및 충남 등 세종시 인근 지역 주민들도 이주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단기간에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이질적인 이주민들의 이주 및 정착은 기존 원주민들과 여러 방면에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다 같은 세종시민이라는 점에서 보면 원주민과 이주민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사용코자 한다.

대표적인 갈등양상을 보이는 것이 동명칭, 학교명칭, 공공청사건립, 대형마트입점, 읍면지역과 동지역간 개발갈등, 중앙공원조성 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에 대응하기 위해 세종시에서는‘세종특별자치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2013.5.10.)’를 제정운영하고 있으나 효과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옛 연기군부터 거주하고 있었던 원주민들 입장에서는 신행정수도 및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주도적으로 찬성하였고, 이명박 정부시기 행정중심복합도시 수정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섰지만, 세종시 출범으로 시청, 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이전하는 등 신도시중심의 개발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였다는 것이다.

   근거없는 엉뚱한 정보를 가지고 원주민과 이주민 간에 생채기를 내는 일은 없어야 세종시 사회적 기반 확충이 가능해진다.<사진은 중앙공원을 두고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하는 시민단체들>
반면, 이주민들은 원주민들의 반대로 예정지역중심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옛 연기군 모두를 포함함에 따라 예정지역에 투자되어야할 재원이 읍면지역으로 분산투자될 우려가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원주민과 이주민간에는 생활방식 및 문화적 차이, 교육에 대한 인식차이, 지역축제의 주제 및 개최장소, 일상생활에서 상호인식 차이 등에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비단 세종시에서만 발생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우리사회가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부족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세종시에서 원주민들은 이주민들을 포용 및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이주민들은 원주민들을 존중하지 않고 적대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을까? 사회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야 될 일이 있을 것이나, 여기서는 주민들에 초점을 맞추어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이주민이든 원주민이든 상호 부정확한 정보나 상처를 주는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중앙공원문제를 보면, 일부 단체에서 논 경작을 이유로 마치 원주민들이 만든 특정회사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 도시의 핵심 공원조성이 어찌 원주민들이 만든 일개 회사가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갈등을 유발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가 사회통합에 독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갈등유발을 확대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의 행동을 나무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사회자본 확충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주민들은 원주민들을 존중하고, 원주민들은 이주민들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신뢰형성을 위해서는 원주민과 이주민들이 상호 빈번한 만남과 교류, 경험의 공유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이나 지역축제, 원주민과 이주민이 참여하는 학습 및 토론의 장, 도시와 농촌간의 교류활성화 등을 통해 스킨십을 확대해 가다보면 신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읍면지역과 동지역간 제도적 조직과 민간단체의 교류활성화를 통해 가능하다. 세종시에는 읍면동별 주민자치위원회(주민자치회), 새마을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로타리 및 라이온스클럽, 생산자 및 소비자 단체, 문화예술단체 등이 활동 중에 있다. 이들 단체들은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 중에 있기 때문에 지역을 떠나 쉽게 교류할 수 있는 명분이 있다.

넷째, 지역의 언론과 종교기관들의 역할이 요구된다. 언론과 종교기관은 그 존재자체가 사회적자본의 증진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언론기관에서는 도시 내에서 지역 간, 계층 간 사회적 자본을 증진시키고 있는 모범사례를 발굴하여 홍보하고, 종교기관에서는 종교인들이 중심이 된 모범사례를 창출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송두범, 영남대 졸업, 행정학 박사(지역사회개발전공), 충남발전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 및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행복도시건설청 세계최고도시만들기 포럼위원, 세종문화원 이사, 이메일 : dbsong@cdi.re.kr

세종시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에서도 사회통합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각종 사업의 추진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곧 한가위다. 한가위는 풍성함을 감사하고 나누는 날이라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올해 한가위는 원주민과 이주민 구별 없이 세종시민으로서 하나 되는 날이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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