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냄새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갑질은 무슨..."
"똥 냄새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갑질은 무슨..."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9.07 18:23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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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주민들, "돼지 분뇨 악취 심해, 언론이 사실관계 바르게 해야"

 7일 이해찬 의원 자택 근처에서 만난 김모씨(여, 60대)는 "똥 냄새에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갑질 논란이라니 살다 살다 별 꼴을 다 본다"고 얼굴을 붉혔다. <사진은 이해찬 의원 자택 전경>
7일 오전 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이해찬 의원 자택 인근.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와 세종시농업회의소 창립준비위원회가 '농업사수결의 및 갑질민원 규탄대회'를 열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해찬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집 근처 인근 밭에 뿌려진 퇴비 냄새와 관련, 세종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공무원들을 향해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행정부시장에게 전화를 거는 등 '황제 민원'의 특권을 보였다는 것이다.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는 등 전국적 이슈가 됐다.

그렇다면 이 의원은 정말 '갑질'을 한 것일까.

이날 집회장소 근처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여, 60대)는 "똥 냄새에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갑질'이라니 살다 살다 별 꼴을 다 본다"고 얼굴을 붉혔다. 퇴비가 뿌려진 밭 바로 아래에 8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그는 "당시 밭에 돼지똥을 뿌려 냄새가 고약하게 났다"며 "언론이 사실관계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밭으로 올라가는 길 초입에 살고 있는 한 60대 여성도 "당시 뿌려진 것은 퇴비라고 하기엔 냄새가 너무 심했다"면서 "이 의원은 주민 입장에서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조병일 이장 등 14가구 주민들은 7일 자필 서명이 적힌 성명서<사진>를 통해 "돼지분뇨 악취에 도저히 주거 생활이 불가할 정도였다"며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편파적인 보도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병일 이장 등 14가구(총 21가구 거주) 주민들은 이날 자필 서명이 적힌 성명서를 통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들은 "악취가 심해 도저히 주거 생활이 불가할 정도였다"면서 "경위를 조사한 결과 천안 소재 측량토목설계사무소 사장 P씨가 돼지분뇨 15톤 정도를 뿌린 것으로 확인되어 이 의원에게 해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곡2리 주민 모두가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고 분뇨를 뿌린 밭의 위치가 동네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어서 수질 오염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해찬 의원실은 분뇨 시료 분석 결과, 중금속인 아연함유량이 1,845mg/kg이 검출되어 기준치인 1,200mg/kg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갑질이라는 언론보도는 피해 주민들의 분노를 모르는 행태이자 개인 인신공격, 명예훼손이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편파적인 보도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일부 언론에 대해 정정 보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외부에서 수 많은 질타가 쏟아지는 것과는 달리, 정작 이곳 마을 주민들은 이 의원을 옹호하면서 '갑질'이 아닌 '정당한 민원'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날 집회를 주최한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와 세종시농업회의소 창립준비위원회는 "이 의원이 힘없는 농민을 상대로 악취 민원을 제기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를 입은 것은 주민들이지만, 농민을 거론하면서 가해자인 밭주인을 두둔한 셈이다.

   7일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와 세종시농업회의소 창립준비위원회가 전동면 이해찬 의원 자택 인근에서 '농업사수결의 및 갑질민원 규탄대회'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에 대한 비난공세 수위를 바짝 높이면서 이번 논란을 정치공세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됐든 민원 해결 과정 속 '국회의원 특권의식'으로 보일만한 소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공무원들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행정부시장에게 해결을 주문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해찬 의원에 대한 비난공세 수위를 바짝 높이면서 이번 논란을 정치공세화 하는 양상이다.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과 당원들이 총 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의회 이경대 부의장을 비롯해 장승업·김선무·이충열·임상전·김복렬 의원 등이 전원 집결했고, 최민호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시당 수석부위원장)과 일부 당원들도 자리하는 등 새누리당 행사를 방불케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과거부터 호통을 치는 등 날카로운 이미지를 보여 온 탓에 이번 일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권 공방이 더해지면서 세종시가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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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16-10-04 10:03:09
이러니....정권이 바뀐다고 하지......

새누리당 시의원님! 2016-09-09 09:22:00
새누리당 시의원님!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김선무 의원님!
임상전 의원님!
거기 왜 계세요?

이상하네 2016-09-08 20:24:46
21가구중 14가구면 나머지 주민 의견도 들어봐야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왜 자기 지역만 이렇게 민원을 부시장까지 동원하면서 해결해주는거죠. 국회의원이면 자기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이렇게 해결해줘야죠. 이러니 욕을 먹는 것입니다. 면장하라고 국회의원 뽑아준거 아닙니다.

꼴갑하는 놈 2016-09-08 16:41:23
힘없는 농민을 상대로 악취 민원을 제기했다고 웃기는 사람들이네
밭 주인이 천안에서 설계사무소를 하는 사람인데 무슨 힘없는 농민이냐.
힘없는 농민 운운하는 사람들은 농민이냐
뭘 알고 힘 없는 농민 운운 해라.

세종 2016-09-08 15:29:39
아프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