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넘겨받은 세종시, 관리에 '쩔쩔'
호수공원 넘겨받은 세종시, 관리에 '쩔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8.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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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운영에 한계...특화된 기능없이 시설관리, 현상유지에만 급급

 세종시가 호수공원을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돌려줘야 하지만, 특별한 기능을 담아내지 못한 채 시설관리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세종호수공원'을 이관 받은 세종시가 관리와 운영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호수공원을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돌려줘야 하지만, 특화된 기능을 담아내지 못한 채 시설관리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세종시와 LH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6월 LH로부터 세종호수공원 운영·관리권을 이관 받아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은 전체 면적 69만㎡, 담수면적 32만2천㎡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인공호수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기대가 높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데다 행복도시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어 도시의 대표 명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원 운영권을 넘겨받은 세종시가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는 점이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예산과 인력 투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LH는 공원을 조성한 후 연간 22억여원을 들어 시설물 운영과 유지관리를 맡아 왔다. 세종시 역시 이와 비슷한 23억여원만을 투입하고 있어 시설 개선과 문화 컨텐츠 확보 등에 소요될 예산은 제자리 걸음이다.

인력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호수공원은 시청 시설관리사업소직원 13명에다가 수질관리 전담 위탁회사 7명을 포함해 20명이 관리하고 있다. 이중 단순 노무인력을 제외한 전문 관리 인력은 고작 1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이미 한참 전부터 호수공원을 운용하고 있는 '선배' 격인 경기도 고양시의 일산호수공원의 경우 '전담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준공한 일산호수공원은 '공원녹지과' 소속 호수공원팀과 수변팀 등 총 21명(단순노무 9명 포함)의 직원들이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또한 공원녹지과에는 80여명(일용직 37명 포함)의 직원이 소속되어 있어 호수공원 관리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종시와 공원 규모는 엇비슷하지만 예산은 40여억원을 투입, 다양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양시는 국제꽃박람회, 가을꽃축제 등 호수공원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H 관계자는 "LH가 세종호수공원을 관리하던 당시는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 위주로 관리했다"면서 "세종시가 본격 관리할 경우 투입되는 예산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세종호수공원은 인수 전과 후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일부 수질 관리 측면에선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질기준 판단항목 가운데 '화학적산소요구량'(COD, ㎎/L)은 최근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부터 호수공원 수상무대섬에서 측정한 COD 수치는 2.7(1월)→ 3.2(2월)→ 3.5(3월)→ 4.0(4월)→ 4.6(5월)→ 4.5(6월)→ 5.0(7월)→5.4(8월)로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2급수 수질을 기준으로 COD는 5.0 이하가 기준치이지만, 8월에는 이를 넘어서 환경 기준 5단계 중 가장 좋지 않은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여름철에 COD 수치가 증가한다는 게 세종시 설명이지만 선제적 대처가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 20일 호수공원에서 열린 '제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에서는 수질 관리상태가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사진은 수초가 떠 있는 모습>
앞서 지난 20일 호수공원에서 열린 '제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질 관리상태가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물이 혼탁하고 수초가 많아 수영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당시 한 참가자는 "물이 흐리고 수초가 몸에 걸려 수영하는 데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이 급격히 늘어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호수 내에 '배스'나 '블루길' 등 악성 외래종 물고기의 서식이 확산하면서, 하루에만 수 백여 마리의 외래종이 잡혀 나오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지킴이' 등 민간 위주 퇴치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관 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없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현재 시는 이들에게 약간의 활동비 만을 보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LH로부터 공원을 이관받은 세종시가 운영상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호수공원 관리방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봉 시의원은 지난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세종호수공원이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외관상 관리편의 위주가 아닌 이용자 편의 위주로 관리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청주의 문암생태공원이나 대전의 대청호 잔디공원처럼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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