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조선 의용대를 들어봤나요"
"혹시 조선 의용대를 들어봤나요"
  • 임효림
  • 승인 2016.08.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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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림 칼럼]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린 조선의용대 젊은이들

 
ㅡ항일 용사들에게ㅡ

우리 민족의 역사가
거칠게 요동치는 20세기 초반
조국과 민족을 팔아먹는 자들의 삶에서
썩어 냄새가 진동하는 시기에
젊음의 혈기 하나를 밑천으로
이역만리 중국 낯선 땅으로 찾아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분들

꽃같이 아름다운 여인 진광화
호랑이같이 용감한 윤세주
그리고 이름없는 수많은 용사들

아! 조국의 광복 하나를 위하여
중국의 용사들과 같은 동지가 되어
그들보다 더 용맹하게
몸을 적진의 총탄 앞에 내 놓았다.

일본군 수십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첩첩하게 둘러싼 적의 포위망을 뚧었다.

이제 수십년 뒤의 후배인 우리들
한여름 무더위를 용감하게 뚫고 찾아와
그 무덤앞에 묵념하고 잔을 올린다.

위대한 전사여
조국의 무궁한 영광을
한다발의 꽃으로 바친다.

혹시 조선의용대라고 들어 보셨나요.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시절에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군대를 조직하고 항일전쟁을 한 군부대입니다. 중국의 거대한 태항산맥에 거점을 두고 중국의 팔로군들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조선의용대의 용맹함은 중국사람들도 놀랐다고 합니다. 가는곳 마다 해방구를 만들고 학교를 만들고 연극무대를 만들어 농민들을 교육하였습니다. 지금도 그곳의 마을사람들은 조선의용대를 잊지 않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위대하고 고맙고 용감한 군인들이라고.

그중에 조선의용대의 지도자 윤세주가 있습니다. 석정 윤세주의사는 저 유명한 태항산 전투에서 작열하게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끈 조선의용대의 빛나는 전투가 일본군의 공격을 막고 포위망을 뚧어 팔로군의 지도부인 주덕, 팽덕회, 주은래, 등소평과 같은 분들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중국은 이후 전쟁이 끝나고 윤세주와 그리고 같이 전사한 진광화를 영웅으로 대우하고 두분을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고 거대한 장례를 치루었습니다. 장례식에는 주은례 등소평 등 당시 목숨을 건진 사람들 모두가 참석했다고합니다.

하지만 해방된 조국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지고, 남한에서는 이들을 공산당으로 취급하여 외면하고 북한에서는 살아서 돌아온 이들을 연안파로 몰아 숙청했습니다.

세종시의 파라미타에서는 이번 여름방학에 특별한 행사로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태항산 조선의용대 유적지를 찾아가는 순례를 했습니다. 날씨는 용광로처럼 떠거웠지만 60명이 넘는 인원이 대 장정을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전사하신 의용대의 무덤 앞에 간단한 제물을 차리고 엄숙하게 절을 올렸습니다. 아! 우리민족의 번영이 모두 저분들의 희생에 덕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분들은 찾는이 없는 이역만리 외로운 혼령으로 계시지를 않습니까. 이것이야 말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조용히 학생들과 함께 묵념하고 술잔을 올리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수 없는 슬픔이 울컥 하고 눈물이 나오게 했습니다. 마침 날짜도 8월 15일 광복절이라 제사를 지내고 만세 삼창을 하니, 그래도 조국의 광복을 비로소 우리가 알려 드리는 듯 하여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내 언젠가 다시 찾아오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우리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이 외진 곳에 누가 찾아와 묘역에 향을 사루며 술잔을 올리겠습니까. 내 다시 찾아 오는 그때는 지금하고는 달리 더 향기로운 술을 준비하고, 떡과 과일을 더 풍족하게 장만하여 용사의 묘역에 성대하게 제사를 드릴 것입니다. 그것이 뒷사람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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