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풍경
회의 풍경
  • 강신갑
  • 승인 2016.08.22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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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자, 시작합시다...


        회의 풍경
         
        자, 시작합시다.

        이렇게 보고합니다.
        저렇게 보고합니다. 

        이것은 뭐지요?
        저것은 뭐지요? 

        왜 이렇게 했나요?
        왜 저렇게 했나요? 

        그 담당 원래 그렇습니다.
        식은땀 흘리며 유구무언!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묵묵부답! 

        보고서가 이게 뭡니까?
        내 오늘은 분위기 좋게 하려 했는데
        철자법도 안 맞고

        아 참, 그건 또 어떻게 됐나요?
        무슨 영문인지 경위서 제출하세요.

        깨갱깨갱
        히죽히죽 

        자료에 없는 내용인데요, 이런 일 있습니다.
        자료에 없는 내용인데요, 저런 일 있습니다. 

        이런 일은 잘 포장해서 적극 홍보하세요.
        저런 일은 보안 유지에 철저를 기하세요. 

        차 한 잔씩 드세요.
        요즘 어떻게들 지내나요? 

        언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업무 처리에 눈코 뜰 새 없습니다. 

        눈 맞추며 딸랑딸랑
        끄떡끄떡
        충혈돼 뒷목 뻐근

        ······   

        이만 마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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