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에도 '경쟁'은 있다, 다만...
핀란드 교육에도 '경쟁'은 있다, 다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8.21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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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 연수단 핀란드 연수] 고교 자녀 둔 학부모와 만남, '선의의 경쟁'

 지난 18일(현지시각) 세종교육 연수단과 핀란드의 한 학부모간 대화 시간이 끝난 뒤, 연수단 일행이 학부모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핀란드=세종시 출입 기자단 공동] 세종교육 연수단 일행이 핀란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교육의 평등과 다양성’ 가치다. 유치원과 종합학교(1~9학년‧만7~16세)를 차례로 방문하며 현장에서 확인한 것이다.

“세종교육에 이러한 철학을 실행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일까”란 의문과 함께 부러움도 생겼다.

그러나 지난 18일(현지시각) 9학년까지의 의무교육을 마치고 고교(후기 중등학교)에 진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와 대화는 연수단을 일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고교 진학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사실부터, 1년 뒤 재도전 의사를 밝혀 전폭적인 뒷바라지에 나섰다는 사실을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학부모는 “해당 고교 진학에 필요한 점수 수준에 약간 미달했다. 핀란드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고교 중 하나”라며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려운 과정을 잘 이겨내 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연수단이 사전연수와 공부를 통해 확인했던 ‘9학년까지가 의무교육이고, 10학년 진학은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선택의 과정’이란 사전 지식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연수단 일행의 교사는 “평준화 되었다곤 하지만 이곳에도 좋은 고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환상을 가지면 안 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참가자들도 “‘평등 교육’의 마지막 보루라고 봤던 핀란드도 어쩔 수 없이 기성화 되어 가는가”란 부정적 시선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가입이란 국제 사회 환경변화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때 연수단과 핀란드 사회, 교육기관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안애경 강사는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안 강사는 “핀란드 사람들의 교육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일부 경쟁은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작은 수준의 경쟁이다. 걱정할 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란드 교육을 세부적으로 해부하면, 무조건 완벽하거나 우수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남은 일정 속에서 ‘남을 밟고 올라서야하는 피 말리는 경쟁’에 놓인 한국 사회와는 다른 차원의 경쟁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결국 연수단 일행의 오해(?)는 해당 학교가 한국의 ‘국제학교’ 개념이라는 사실 확인과 함께 일부 해소됐다.

절대 다수의 핀란드 고교에서도 ‘평등과 다양성’의 가치는 지속되며, 무상교육 틀 안에서 실업계 진학 등 자신의 진로 선택이 자유롭고 또, 어떠한 선택이든 존중받는 구조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핀란드 학부모는 “일부 특성화 고교 진학에 경쟁은 분명히 있다. 다만 대부분의 고교 진학 기회는 동등하다. 또 한국의 경쟁구도와는 다르다”며 “자신의 진로를 자연스레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선의의 경쟁”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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